[앵커]
여성 가족부 공무원이 승용차를 몰고 주한 미국 대사관으로 돌진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이 공무원은 경찰에 체포된 뒤 "미국으로 망명을 떠나고 싶어 돌진했다"고 말했습니다. 동승자와 자리를 바꾼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태경 기자입니다.
[기자]
승용차 한 대가 서울 세종로의 주한 미국 대사관 정문을 들이받고 심하게 찌그러져 있습니다.
용의자는 여성가족부 과장급 공무원 윤모 씨입니다.
윤 씨는 어제 저녁 7시 22분 서울시청에서 광화문 방향 2차선 도로를 달리다가 갑자기 운전대를 꺾어 대사관 철제 문을 들이받았습니다.
윤 씨의 범행 전후 행적에는 의문점들이 남습니다.
그는 출동한 경찰에 체포되자 대사관쪽을 향해 영어로 "헬프미"라고 여러 차례 외치고, 경찰에는 "북한과 얽힌 사연이 있어 미국에 망명을 떠나고 싶어 대사관을 들이받았다"고 진술했습니다.
윤 씨는 어제 오후 반차 휴가를 낸 다음 사고 4시간 전인 오후 3시 18분, 페이스북에 "저 전향했습니다. 저 이제 자본주의자입니다"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윤 씨는 올해 여성가족부의 미국 연수 대상자로 선정돼 출국을 앞둔 상태였습니다.
옆자리에는 한 여성이 동승했는데, 여성가족부 산하기관 변호사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여성은 경미한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윤 씨를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해 범행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동승자와 운전자를 바꿔치기했다는 일부 목격자의 진술에 대한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범행 공모 여부도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윤 씨는 음주측정 결과 술은 마시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