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성 전문 병원'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제일병원' 노조가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병원측이 일방적으로 임금을 깎은 데 반발한 것입니다. 병원측은 출산율 저하로 '분만 환자'가 빠르게 줄어서 불가피했다고 주장하는데 '경영 실패'로 인한 이유가 더 크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정엽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중구의 제일병원에서는 한해 4000명이 넘는 분만이 이뤄집니다.
산부인과에만 특화된 여성전문병원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병원입니다.
이 병원 노조가 어제(4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병원 측이 일방적으로 지난달 임금을 적게는 15%, 많게는 절반까지 삭감한게 이유입니다.
병원 측은 출산율 급감으로 환자가 줄어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한 때 이 병원은 비싼 진료비에도 불구하고 몇 시간씩 기다려야 진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분만 예약도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5년 사이 분만 산모 수가 40% 가까이 줄었습니다.
병원 건물을 증축할 때 빌린 돈의 만기도 일부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조 측은 환자 감소 보다 이사장 일가의 무리한 차입 경영이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주장합니다.
[이영필/보건의료노조 제일병원지부장 : 아무런 이야기도 없다가 (삭감) 통보를 이틀 전에 사내 홈피로 게시하면서 (이사장) 거수기에 불과한 이사회가 다 바뀌어야 합니다.]
병원 측은 일단 이사장 퇴진요구를 수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임금 삭감에 대한 입장 차가 커 정상화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