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9주기였던 어제(23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첫 번째 재판이 열렸습니다. 전두환 노태우 그리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았던 바로 그 법정에 섰습니다. 구속 수감된 지 62일 만에 법정에 출석한 이 전 대통령은 중간 중간 변호인단과 상의를 하거나 검찰 발언을 막아서기도 했습니다.
임지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재판 시작 1시간 전 법원에 도착했습니다.
검은 정장을 입고 자필 입장문이 들어 있는 서류 봉투도 들었습니다.
1년 전, 같은 날짜에 첫 재판을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달리 손목에는 수갑이 보이지 않고, 몸을 묶은 포승줄도 없었습니다.
지난 4월 규정이 바뀌면서 65세를 넘는 고령자와 장애인, 여성에게는 구치소장 허가 아래 수갑을 채우거나 포승줄을 묶지 않을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417호 법정에서 재판이 시작되자 이 전 대통령은 방청석을 향해 인사를 하며 들어왔습니다.
호송차에서 내릴 때는 보이지 않았던 수인 번호 716번 배지를 달았습니다.
자리에 앉자 준비해 온 입장문이 담긴 공책을 꺼낸 뒤, 입술을 굳게 다물고 검사들을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재판부가 인적 사항을 확인하자 이 전 대통령은 이름 석자와 함께 "무직"이라고 답했습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이 전 대통령은 변호인단과 상의를 하고 검찰 발언을 막아서며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법정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세 딸과 친척들이 앉아 재판을 지켜봤습니다.
아들 시형 씨나 김윤옥 여사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재오 전 의원과 김효재 전 청와대 수석 등 측근들도 나와 이 전 대통령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최석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