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진료 보조인력, 이른바 PA의 처방 문제를 취재해 온 이정엽 기자와 한걸음 더 들어가겠습니다
이 기자, 현재 전국적으로 이들 진료 보조인력이 1만 명에 이른다고 했는데,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정도라고 한다면 대리 처방이 일상화 됐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기사에도 일부 나왔지만 현재 국내 병원에서는 PA가 없으면 병원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게 현장의 비슷한 목소리였습니다.
환자들만 몰랐지, 그만큼 만연된 또 오래된 의료계의 나쁜 관행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앞선 기사에 1만명이라고 언급은 했지만 말그대로 추산입니다.
정확한 실태 조사조차 없습니다. 이 수치는 간호협회나 보건의료노조 차원에서 조사한 것이고, 복지부의 정확한 통계가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오랜기간 이어져 왔는데 정확한 실태가 파악조차 되지 않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앵커]
현재 진료 보조인력의 수요가 계속해서 늘고 있고 더 큰 부작용이 우려되는데, 어느 정도로 심각한 상황입니까?
[기자]
네, PA 간호사들은 주로 일정 규모 이상의 병원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잘 아시는 것처럼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건강보장성 강화 대책, 그러니까 '문재인 케어' 도입이 일종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입니다.
어느 정도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이 심해졌는지는 좀 더 지나봐야 정확히 알겠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적어도 50%, 많게는 2배 가량 환자들이 늘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실제 대형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나 의사들의 이야기 비슷한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조금 전에 얘기했던 부작용, 그러니까 의료 사고의 가능성도 더 커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자]
사실 이번 PA 처방 논란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환자들입니다.
이런 실상을 모르는 환자분들이 대부분이실 것입니다.
실제 놀라는 분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리포트에도 보셨겠지만 야간에 당직 의사들이 부족한 경우 문제가 될 우려가 큽니다.
일부 간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당직 의사가 아예 없는 병원도 있었습니다.
그러면 이런 곳은 밤에는 PA 간호사가 사실상 의사 역할을 대행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대형병원으로 환자 쏠림이 심해지면, PA 수요는 더 늘고 그렇게 되면 새내기가 PA를 맡는 극단적인 상황이 더 많아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럼 그 부작용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뻔한 상황입니다.
[앵커]
이같은 상황이라면 더 이상 문제를 방치해서는 안될 것 같은데, 현재 의사협회나 간호사협회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이대로 두면 안된다는 것은 이번 사태의 각 개별 주체인 의사나 간호사, 병원 모두 같은 생각입니다.
의사들도 간호사들도 모두 원치 않고, 병원협회도 더이상은 지속돼서는 안되는 상황이라고 한 목소리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것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는 입장이 엇갈립니다.
먼저 의사협회 등은 PA 문제가 근본적으로 불법 의료행위면, 그 행위를 못하게 하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입니다.
병원들이 비용 절감으로 충분한 의사를 채용하지 않는 것을 근본 원인이고 의사들이 부족한 상황도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간호협회 등은 기본적으로 의료 현장에 의사와 간호사 등 인력 자체가 적다는 걸 문제삼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PA 문제가 공론화가 된다면 의사 정원, 간호사 처우 개선 등 여러가지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결국 복지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정리를 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으로 보이는데, 실제 현장의 목소리도 그렇습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특히 간호협회 등에서는 복지부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의사협회 눈치를 보며 PA 문제를 방치한다는 것인데요.
복지부도 실태 조사를 하며 준비는 하고 있습니다.
다만 PA를 제도화 할 경우 가능한 의료 행위의 범위를 어디까지 둘지 인력 규모는 어떻게 할지 꼭 정하고 넘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습니다.
다만 더 이상 이대로 두면 그 부작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란 점은 분명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