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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42일 만에 국회정상화…'특검 범위' 등 곳곳 암초

입력 2018-05-15 18:23 수정 2018-05-15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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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14일)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국회가 42일 만에 문을 열었습니다. 오늘은 국회 정상화 후속 조치들이 발빠르게 이뤄지고 있죠. 하지만 곳곳에 남아있는 암초도 적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입니다. 오늘 야당 발제에서는 잠복해 있는 여야 갈등의 불씨를 자세하게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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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정치부회의' (지난달 19일) : 4월 국회가 이대로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JTBC '정치부회의' (지난 7일) : 내일은 꼭 '국회 정상화' 소식을 전할 수 있었으면…]

[JTBC '정치부회의' (지난 9일) : 도대체 국회는 언제쯤 열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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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정확히 42일 만입니다. 이 소식을 전하기 위해 한 달 이상을 기다렸습니다. 여러분, 국회가 드디어 정상화 됐습니다. 솔직히 그동안 '비정상'이 '정상'처럼 여겨질 정도였죠. 국회에 점수를 매긴다면 F 학점을 줘도 할 말이 없을 겁니다. 42일간 국회가 일손을 놓고 있는 동안 무려 730건의 의원법안이 발의됐고, 정부가 제출한 법률도 11건에 달합니다. 당연히 아무 것도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 달 평균 급여 1149만 원은 받아갔죠.

이제 밥값은 하셔야겠습니다. 다행히 국회 정상화 이후 처음으로 열린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회동은 분위기가 괜찮았습니다. 혹시나 또 무슨 잡음이 생길까 걱정도 됐는데 여야 모두 합의 사항을 재확인했다고 합니다.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18일 날 예정대로 하는 거로…) 그럼요. (추경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말씀이신 거죠. 같이하기에, 시간적으로) 예예. 4당 원내대표들끼리는 그냥 합의한 대로 18일 날 동시 처리하자, 이렇게 재확인한 거고요.]

여기까지 오는데 정말 수많은 난관이 있었습니다. 급기야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단식 농성이라는 극단적인 카드까지 꺼냈죠. 가장 아슬아슬했던 고비는 김성태 원내대표가 병원에 이송됐던 당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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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단식농성 8일차 병원 이송
(지난 10일)

"수액 맞고 그만해. 건강해야 뭐 싸움도 하지."

"네가 해줘야 될 거 아니야. 네가 해줘야 내가 일어나지. 네가 다 마무리하고 가."

"그렇게 할 수가 지금 없게 됐잖아."

"나 이따 갈거야. 나 진짜 죽어서 나올 거야. 네가 좀 해주고 가. 힘들어 죽겠다."

[우원식/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 10일) : 그러니까 수사를 좀 해보고 그러고 특검을 하자니까. 그것을 이렇게 고집을 부려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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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고비는 어제였습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본회의장 앞에서 연좌 농성을 벌였죠. 민주당 의원들과 충돌이 벌어지지 않을까 했는데, 국회선진화법 덕분에 몸싸움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제 농성을 벌이면서, 자유한국당 의원들끼리는 매우 끈끈해졌던 것 같습니다. 의원들 사이에 때아닌 '사부곡'이 울려퍼지기도 했습니다.

[홍철호/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우리 김성태 원내대표가 우리로서는 아버지 같은 사람입니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거든요. 세상에 남의 당 아버지한테 일 잘해보자고 하면서 그런 모욕을 주고, 내 아버지가 아무리 못나고
술주정뱅이에 노름꾼도 남이 우리 아버지 욕하는 건 싫은 거예요.]

홍철호 의원에게는 아버지 같은 김성태 원내대표. 어쨌든 그 많은 우여곡절 끝에 대표로 합의문을 발표했습니다.

[김성태/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어제) : 그동안 교섭단체 협상에서 오는 5월 18일 날, 금요일 날 특검과 추경을 동시에 처리하는 것으로 하고 큰 타협을 이루어냈습니다. 내일부터는 국회가 완전히 정상화되어서…]

그런데 어떻게 보면 지금부터가 시작입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었습니다. 어제 특검법과 관련해 합의된 사항을 보시죠. 여기서 '관련', '관련자', '관련된', '관련한' 이런 단어에 주목해야 합니다. '관련된'이라는 표현의 범주에 뭐가 포함이 되느냐 이것을 놓고 여야가 충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야 원내대표 모두 면전에서 말하지는 않고 있지만, 특검의 수사 범위에 대해서는 전혀 다른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의 해석입니다.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어제) : 제가 원내대표가 되면서 대선 불복으로 비추어지는 특검은 받지 않겠다, 그런 원칙은 확고히 가졌고. 그 내용은 그것을 저는 완전히 좀 반영을 시켰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이 말은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나 청와대가 직접적인 수사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뜻으로 들립니다. 어제 본회의장 분위기로 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보시죠. 김성태 원내대표가 김경수 후보와 아주 반갑게 인사를 하고 있죠. 김 후보가 두 손으로 악수를 하는 모습, 훈훈해보였습니다. 그런데 딱 여기까지였습니다. 김성태 원내대표의 진짜 속내는 이랬습니다.

[김성태/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어제) : (거기에 김정숙 여사도 나왔었잖아요.) 드루킹 댓글 조작과 관련한 인지된 사실이나 또 관련된 사람에 대해서는 성역이 없어야 되겠죠.]

[김성태/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검찰과 경찰의 드루킹 사건 수사 축소 의혹과 관련된 사항 그리고 민주당 김경수 의원의 역할 등도 그리고 그 어느 누구도 성역 없이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오늘은 북한 가요를 한 곡 가져왔습니다. 여야 원내대표의 말 못하는 속사정을 음악에 담아봤습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하지만 말 못해
아직은 말 못해
아아 말 못해


네, '아직은 말 못해'라는 북한 가요입니다. 42일 만의 국회 정상화. 그러나 여야 원내대표가 서로의 면전에서는 말을 못하고 있는 게 있습니다. 특검 수사 범위에 대해서입니다. 국회정상화 합의 하루 만에 또다시 충돌하는 모양새를 보이기는 쉽지 않겠죠. 아직은 말을 못하고 있지만, 특검 범위를 놓고 언제든 충돌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42일 만에 열린 국회…곳곳에 갈등 불씨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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