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말레이시아가 영국에서 독립한 지 61년 만에 처음으로 정권이 바뀌었습니다. 20년 넘게 '철권 통치자'로 군림했던 '마하티르' 전 총리가 야당과 손잡고 정권을 차지했습니다. 올해 93살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나이 많은 지도자가 됐습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기자]
정계를 떠나 있던 마하티르 전 총리는 돌연 복귀를 선언했습니다.
나집 총리의 비자금 스캔들로 바닥에 떨어진 말레이시아의 명성을 되찾겠다고 했습니다.
[마하티르 모하맛/말레이시아 전 총리 : 이 나라는 언제까지 나집의 비자금에 담보로 잡힐 겁니까. 그가 연임하면 상황은 바뀌지 않습니다.]
그러고는 야당과 손잡고 한 때 자신이 후견한 나집 총리에 맞섰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결국 야권 연합이 이겼습니다.
지금껏 집권 여당연합인 국민전선이 정권을 잡아왔는데, 무려 61년 만에 뒤집혔습니다.
총리직을 5번이나 연임하며 22년을 집권한 노장의 귀환입니다.
[마하티르 모하맛/말레이시아 전 총리 : 우리가 원하는 것은 복수가 아니라 법치의 회복입니다.]
마하티르는 가난했던 농업 국가 말레이시아를 제조업에 강한 나라로 만든 장본인입니다.
집권 내내 국가 주도의 경제 정책을 밀어붙였습니다.
말레이시아는 단숨에 신흥 공업국 대열에 올랐습니다.
이 과정에 잡음도 컸습니다.
반대 세력을 조직적으로 탄압하고 언론에는 재갈을 물렸기 때문입니다.
독재자다, 근대화의 아버지다, 평가는 여전히 엇갈립니다.
말레이시아인들이 현 정권의 부정부패에 좌절해 선택한 결과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