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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이명희측, '갑질·폭행' 해명에…직원들 "소설을 써라"

입력 2018-05-09 19:05 수정 2018-05-09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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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이 '갑질 및 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부인 이명희씨에 대해서 출국금지 조치를 오늘(9일) 내렸습니다. 소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얘기겠죠. 이런 가운데 한진그룹은 오늘 해명자료를 내고, 이씨의 일부 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자들에게 사과를 구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의혹들에 대해서는 조목조목 반박하는 등 종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죠. 이런 기조의 변화, 어떤 이유에서일까요. 오늘 양 반장 발제에서는 관련 소식과 여러가지 정치권 뉴스를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경찰이 오늘 오전에 이명희씨 출국금지 했습니다. 늦어도 다음주 중에는 소환하겠다는 얘기겠죠. 때문에 경찰은 이명희씨에게 봉변을 당한 피해자들, 최대한 접촉 중이라고 합니다. 이씨한테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 워낙 많은데다 호텔 공사장에서 행패 영상, 이건 뭐 도저히 빠져나갈 구멍이 없는 결정적 증거라서, 딸 조 에밀리 리씨보다 더 심각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재밌는 일이 있었습니다, 오전에. 이쯤되면 정말 "한진그룹 홍보실이 달라졌어요!"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은데, 지난주까지만 해도 무엇을 물어도 무엇을 보도해도 "사실관계 확인이 어렵다"고 했던 한진 홍보실. 오늘은 정말 무슨 방언이 터지듯, 그동안 아몰랑 했던 사안들에 대해서 조목조목 구체적인 입장을 내놨다는 겁니다. A4 5장 분량의 해명자료인데 하나씩 알아보죠.

먼저 인천 하얏트호텔 정원 사건입니다. < 뉴스룸 > 이 지난달 18일날 보도를 했죠. 이명희씨가 어느날 호텔 정원에서 일을 보고 있는데 그 사람을 못 알아본 한 직원이 "할머니, 거기서 나오세요!" 했다가, 폭언을 듣고 곧바로 해고당했다던 그 뉴스 말입니다. 이렇게 동료 증언도 소개한 바 있었죠.

[인천 하얏트 호텔 전 직원 (JTBC '뉴스룸' / 지난달 18일) : 뒷모습만 보고는 그분이 사모인지 조양호 회장인지 가족인지 모르잖아요. 할머니 여기 함부로 오시는 데 아니라고. 그 친구가 그날부터 못 나왔어요. 그때도 이제 폭언과 욕을 했었고…]

분명히 이때 한진 측에서 뭐라고 했냐면 "확인되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뭐라고 했느냐 한 번 보시죠. "2000년대 초반, 하얏트 호텔에서 모자를 쓰고 정원일을 직접 한 바 있었고 당시 한 직원이 '아주머니, 나가세요'라고 이야기를 해, 웃으면서 방으로 돌아간 적이 있다. 해당 직원 해고시켰다는 주장도 사실 아니다"라고 말이죠. 상식선에 한번 비춰서 생각을 해보죠. 회장 사모님 보고 '아주머니'하면, 성격이 유달리 괴팍하지 않더라도, 기분은 좀 나쁠 수 있는 것이 인지상정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한진 해명처럼 웃으면서 방으로 돌아갔을 것 같지는 않은데…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이 해명이 너무 리얼리티가 너무 떨어진다! 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자, 호텔에 직책도 없는 회장 사모님이 일일이 호텔 업무에 관여하는 게 말이 되느냐라는 지적에는 또 이렇게 해명을 했습니다. '조양호 회장 지시에 따라 컨설턴트 자격으로 호텔 관련 사항을 점검했다'고 말이죠. 컨설턴트, 언뜻 들으면 그럴싸해보이는 자리 같은데 호텔 직제상에 있는 정식 직위도 아니고, 월급받는 자리도 아닙니다. 그래서 변명치고 너무 궁색하다는 것이죠.

자, 평창동 자택에서 일하는 사람들한테 폭언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먼저 '집 안 청소 순서가 틀리면 폭언을 했다' "청소의 기본 상식은 창문을 열고 하는 건데 그걸 안 지켜서 지적했을 뿐이다", 두 번째 '가정부가 폭언 때문에 일주일을 못 버텼다' "일주일 만에 관둔 가정부 있기는 했는데,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4마리를 돌보기 힘들다는 이유였다!" 세 번째 '평창동 집 공사 인부들한테 폭언을 했다' "그런 사실 없고 사비를 들여서 출장 뷔페까지 대접한 적이 있다"

자, 이 해명대로라면, 이명희씨는 갑질이 아니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녹취로 만천하에 공개가 됐었던 이명희씨의 이 샤우팅, 도대체 누구를 향한 샤우팅이었다는 말일까요?

[병신같은 XX놈의 개XX들 죽어라]

이것 오해하지마시죠. 음성대역이었습니다. 한진그룹 홍보실의 이 반박자료가 나오고 나서, 직원들이 보인 반응이 재미있습니다. 익명 게시판앱에 올라온 대한항공 직원의 글인데요. "외부인의 일이라 확인할 수 없다더니 소설을 써놨네? 홍보실아, 그냥 확인할 수 없다고 하는 앵무새가 낫겠다."라고 한 것입니다. 같은 회사 직원도 이렇게 반응을 합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고요.

다음 소식으로 가보죠. 이거 정말 충격적인 일입니다. 지난 5일 방송됐던 MBC 새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개그우먼 이영자씨가 어묵을 즐긴다는 내용을 소개하면서, 세월호 참사 보도 화면을 편집해 넣어서 지금 큰 파문이 일고 있는 것이죠. 한번 보시죠. 이게 원래 참사 당일, 세월호 참사 당일 MBC 뉴스특보 화면입니다. 아나운서 뒤에 가라앉고 있는 세월호가 있죠. 아나운서가 무언가를 말하고 있습니다. 자, 그런데 문제가 된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세월호가 뿌옇게 처리되고 이영자씨 얼굴 사진과 함께 '속보, 이영자 어묵 먹다 말고 충격 고백'이란 자막이 떠있습니다.

이 사진,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보도 장면을 예능 프로그램에 자료그림으로 썼다는 것 하나, 그리고 이게 제일 중요한데요, 아시겠지만 일베 같은 극우사이트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들을 비하하는 특정 표현이 있습니다. 마침 그 표현이 언급된 바로 그 장면, 바로 그 대목에서 이 뉴스특보 화면이 쓰였다는 겁니다. 그저 오비이락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딱 들어맞아서, 의도성이 엿보인다는 지적까지 나옵니다. MBC가 지난해 말 사장단 교체 이후에 세월호 보도 참사에 대해서 반성하고 유가족들에게 사과까지 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더더욱 큰 실망과 충격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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