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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한국당 지방선거 후보들, '홍준표 리스크' 우려

입력 2018-05-02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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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월 국회'에 이어서 '5월 국회' 역시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드루킹 특검 논란, 또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 문제 등이 맞물리면서 여야 갈등은 여전히 심화되고 있죠. 오늘(2일) 야당 발제에서는 꽉 막힌 국회 상황을 살펴보고, 여야 대치 상태를 풀 해법은 없는지도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네, 10여년 전에 화제를 모았던 캔커피 광고입니다. '마음을 말할 때'라는 카피로 유명했죠. 광고처럼 훈훈하지는 않았지만, 어제 우리 정치권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습니다.

어제 한국노총 마라톤 대회 현장입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민주당 추미애 대표에게 무심한 척 캔커피를 건넸습니다. 그런데 추미애 대표가 "노" 했습니다. 김 원내대표가 거듭 권해봤지만, 끝내 거부했죠. 물론 추 대표가 캔커피를 별로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장면은 지금의 꽉 막힌 국회 상황 때문에 매우 상징적으로 해석이 됐습니다.

어제 복부장의 명을 받고, 제가 저녁까지 남아서 여야 원내대표 만찬을 지켜봤습니다. "국회를 열기로 했다"는 좋은 결과를 내심 기대하기도 했습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일종의 으름장까지 놨기 때문입니다.

[정세균/국회의장 (어제) : 여러분들 이곳이 외딴 집입니다. 외딴 집에 우리 원내대표단만 다 모아놓고 문을 콱 잠가버리면 합의할 때까지 못 나가도록 하면 어떨까요.]

여야 원내대표들도 만찬 초반에는 한 목소리로 "국회 정상화"를 주장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역시 합의 실패였습니다. '드루킹 특검'에 대한 여야 입장 차이가 크기 때문이지요. 이런 상황이라면, 사실상 합의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이미 이렇게 못을 박았습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지난달 18일) :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으냐. 그리고 특검으로 가지 않으면 우리는 국회를 보이콧할 수밖에 없습니다.]

참 답답합니다. 무슨 해법이 없을까요. 공교롭게도 10년 전의 '그분'은 이미 그 대답을 알고 있었습니다. 궁금하시죠? 지금 바로 '슈가맨'을 소환합니다.

[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2008년 7월 14일) : 일하지 않는 국회, 정쟁만 일삼는 국회는 국민들이 이제 더 이상 용서치 않을 겁니다. 의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10년 전 여당 원내대표 시절에는 "일 좀 하자. 정쟁하지 말자"라고 야당을 비판했던 홍 대표. 지금은 "특검을 수용하지 않으면 국회를 보이콧 할 수밖에 없다"며 입장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5월 국회'가 정쟁의 무대가 돼버린 또 다른 요인이 있죠. 바로 판문점 선언입니다. 역시 홍 대표가 남북 정상회담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기 때문에, 여야가 갈등을 봉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어제) : 잔뜩 경제협력 문제만 얹어놔놓고 북핵 폐기는 정작 없습니다. 그래서 이 정상회담이 위장평화쇼라고 이야기 한 겁니다.]

역시 답답한 상황입니다. 홍 대표는 "위장평화쇼"라는 말로, 남북의 화해 분위기 자체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보수층 결집을 노린 지방선거 전략이다 이런 해석이 많죠. 그런데 이 전략은 얼마나 효과적일까요.

MBC 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 결과를 보시죠. 보수층 가운데 78.7%가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특히 자유한국당 지지자 가운데서도 70.7%가 "성과가 있었다"고 응답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여론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지방선거 후보들은 '홍준표 리스크' 이런 말을 또 떠올리고 있습니다. "너무 나갔다",  "정신을 못 차렸다",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 등등 홍 대표의 강경 입장에 반기를 드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자유한국당 후보들 입장에서는 답답한 상황일 수밖에 없겠죠. 무슨 해법이 없을까요. 있습니다. '슈가맨'을 다시 한번 소환합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2018년 5월 1일) : 북핵 폐기가 없는 정상회담을 하게 되면 북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가 있다.]

[홍준표/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 (2008년 7월 14일) : 남과 북은 대화를 하고 상생의 길을 열어가야 합니다. 평화 정착과 남북경협 방안, 식량과 자원 문제, 인도적 현안 등을 놓고 허심탄회하게 논의를 하자는 것입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2018년 5월 1일) : 개성공단에 연락사무소 둔다는 것은 재가동하겠다는 겁니다. 근데 그게 유엔 제재가 풀리지 않을 경우에 그게 맞느냐.]

[홍준표/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 (2008년 7월 14일) : 정부는 개성공단 활성화를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비핵화를 통해 항구적 평화 기반을 조성하고 실질적인 남북 협력을 통해 더불어 함께 잘 사는 한반도를 만드는 것. 이것이 한나라당의 대북 정책의 기조입니다.]

10년 전 홍준표 대표였다면, '판문점 선언'을 어떻게 바라봤을까요. 그런 질문을 던지면서 음악을 골라봤습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그래 지금은 모두 힘겹다고 하겠지 하지만
하지만 다가올 날들을 상상해 보면 어떨까
세상은 그렇게 어두운 것만은 아니잖아


봄여름가을겨울의 '1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입니다. "남북이 대화하고 상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홍 대표의 10년 전 모습. 좀 낯설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당시에도 홍 대표는 "북핵 우선 해결"을 주장했지만, 대화의 중요성도 함께 역설했습니다. 물론 지난 10년 사이에 북한이 지속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했고, 또 홍 대표가 야당이 됐기 때문에 남북 관계에 좀 더 신중해진 측면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다수의 여론도 조금은 살펴보면 어떨까요. 그 대답은 이미 10년 전의 홍준표 대표가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한국당 지방선거 후보들 '홍준표 리스크' 우려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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