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KTX가 운행하기 전까지 가장 빠르고 비싼 열차였던 새마을호가 많은 추억들을 남긴 채 마지막 운행을 마쳤습니다.
서효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여느 날처럼 기관차에 오르지만 이 날만은 표정이 다릅니다.
열차 출발 40분 전, 평소보다 이른 시각입니다.
몇 번씩 화면을 점검하고 운행 준비를 시작합니다.
[이시원/기관사 : (출고 준비 아직 안 됐나요?) 기동하고, 지금 준비 점검하고 있습니다.]
목소리에는 긴장이 묻어 있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1969년부터 50년 동안 철도를 달렸던 새마을호가 퇴역하는 날입니다.
[이시원/기관사 : 아무래도 마지막 운행이다 보니까 평소와 다름 없이 운전하겠지만… 네, 1160 준비 완료 됐습니다.]
열차가 출발역인 익산역으로 들어섰습니다.
새마을호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시민들이 플랫폼에 섰습니다.
좌석은 매진됐습니다.
승객들은 행선지가 중요하지 않았고, 운행 내내 각자의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신봉교/서울 봉천동 : 누님 결혼식 때 부모님하고 같이 서울 처음으로 기차를 타고 간 일이 있었어요. 제일 고급차였죠.]
아빠의 추억을 전해 들은 아들은 새마을호가 빛나던 시절을 얘기합니다.
[강지운/경남 창원시 용원동 : 옛날엔 최고급 열차였어요. 이 열차가 최고급 열차라고 생각하면 좀 더 빨리 가는것처럼 느껴지죠.]
종착역 도착 전, 고별 방송이 흘러나옵니다.
[그동안 새마을호 열차를 이용해주신 고객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도착역인 용산역에도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안녕 고마웠다'는 인사말에 새마을호는 마지막 경적을 울렸습니다.
(화면제공 : 한국정책방송 K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