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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쏘는 정치] 역사적 순간마다…남북 정상회담 빛낸 '미술 정치'

입력 2018-05-01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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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의 강지영입니다. 남북 정상회담이 끝난지 나흘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여운은 남아있습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이른바 '미술 정치'가 돋보였다는 평가가 있었는데요. 기념촬영, 판문점 선언 서명, 만찬과 환송회까지 역사적인 순간마다 미술작품이 함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민정기 화백의 북한산을 보면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됐는데, 실제로 두 정상은 이런 대화를 나눴다고 합니다.

[윤영찬/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지난달 27일) : 김 위원장이 '이건 어떤 기법으로 그린 것이냐'라고 질문을 했고, 문 대통령께서는 '서양화인데, 우리 동양적 기법으로 그린 것이다' 이렇게 설명을 해줬습니다.]

민정기 화백은 현실풍경에 역사적 맥락을 녹여낸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북한산의 이미지를 다각도로 보고 핵심적 아름다움만 둥글게 모아놓았다, 그렇게 둥글둥글 타협을 통해 남과 북이 좋은 결과물을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북한산을 배경으로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 서명식이 진행됐는데요.

두 정상이 환담을 나눈 장소에는 김중만 작가의 '천년의 동행, 그 시작' 이라는 사진이 걸려있었습니다. 이 작품을 고른것은 김정숙 여사였다고 합니다.

[김정숙/여사 (지난달 28일) : 두 정상이 손을 잡고 마주 선 자리 뒤편에서 제가 장식을 해야 될 것이 무엇인가 가장 생각을 하면서 훈민정음을 놔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훈민정음 서문을 놓았습니다.]

문 대통령은 훈민정음 서문 사맛디의 'ㅁ'은 문재인의 미음,  맹가노니의 'ㄱ'은 김위원장의 기역이라고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김 위원장은 세부적인 부분까지 마음을 썼다며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

이어서 만찬장에도 그림이 빠지지 않았는데요. 신태수 화백의 '두무진에서 장산곶'이라는 작품이 선 보입니다. 신 화백은 2014년 백령도에서 1년 동안 머무르면서 북방한계선으로 갈라진 두 곳을 한 화폭에 담았다고 합니다. 이 그림을 배경으로 두 정상간에 이런 건배사가 오가기도 했습니다.

[2018 남북정상회담 만찬 환영사 (지난달 27일) : 내가 오래전부터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데 바로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트래킹 하는 것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그 소원을 꼭 들어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지난달 27일) : 분명 북과 남이 함께 모인 자리인데 누가 남측 성원인지 누가 북측 성원인지 도저히 분간할 수 없는 이 감동적인 모습들이야말로 진정 우리는 갈라놓을 수 없는 하나라는 사실을…]

미술계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동선과 의미에 맞게 작품들을 잘 배치해서 메시지를 충분히 잘 전달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김노암/미술평론가 (정치부회의와 통화) : 남한 사람들이 가장 친숙하고 좋아하는 산중에 북한산이 있는 거고, 금강산은 또 북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대부분의 국민들이 좋아하는 선호하는 산이니까…백두산이나 한라산은 그 메시지나 이념적 상징성이 굉장히 커요, 무겁고. 반면에 북한산이나 금강산은 경쾌하다고요. 어떻게 보면 수위 조절을 잘했다, 이런 인상은 있어요. 그런 면에서 그림을 적절하게 잘 배치한 것은 유의미하다, 라는 생각을 해요.]

그동안 체육, 음악에 비해 미술은 이념적 상징 때문에 남북이 교류하기 힘든 분야였다고 합니다. 앞으로 평화가 한반도에 정착하면서 미술 교류도 함께 활성화되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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