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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판문점 훈풍', 지방선거 흔들까…한국당 속내 복잡

입력 2018-04-30 18:55 수정 2018-04-30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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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판문점에서 불어온 남북 간의 훈풍이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드루킹 댓글 사건으로 정국 주도권을 노리던 자유한국당에는 어떻게 보면 비상이 걸린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하죠. 오늘(30일) 야당 발제에서는 이른바 '판문점 훈풍'에 맞서는 자유한국당의 전략 등을 자세히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자]

▶ 제3차 남북정상회담 만찬 / 지난 27일

네, '고향의 봄'을 따라부르는 이설주 여사. 그리고 활짝 웃으면서 박수를 치는 김정은 위원장. 판문점에서 불기 시작한 남북간 '훈풍'을 대변하고 있는 장면이죠.

또 하나. 남북 정상이 함께 먹은 '옥류관 냉면'도 빼놓을 수 없는 화합의 상징이었습니다. 자, 그런데 이른바 '판문점 훈풍'에 비판적인 곳이 있죠. 바로 자유한국당입니다.

[김성태/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어제) : 이제 곧 있으면 옥류관 평양냉면을 먹을 수 있다며 드루킹 댓글 조작은 잊혀진 계절로 나 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옥류관 평양냉면과 드루킹 댓글 조작을 맞바꾸시겠습니까? (안 됩니다!)]

자, 분명 남북정상회담 이전만 해도 '드루킹 댓글 사건'이 최대 이슈였는데, 정상회담 이후에는 판문점 선언이 다른 모든 이슈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는 "이러다가 지방선거 판세까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생길 법도 하죠. 그래서 자유한국당은 이른바 '드루킹' 공세를 본격적으로 재개하고 나섰습니다.

[김성태/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민주당이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정상회담 국면으로 정국을 호도하려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댓글 여론조작과 이 정권의 치부가 없었던 것으로 가려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속내는 복잡합니다. 일단 '드루킹' 공세를 강화하면서 남북정상회담의 의미를 애써 축소시키고는 있지만, 국민 여론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상회담 당일에 실시한 CBS-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를 보시죠. 북한의 비핵화, 평화 정착 의지를 신뢰한다는 응답이 64.7%로 나타났습니다. 정상회담 이전 신뢰도와 비교하면, 50%포인트나 급증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당장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여론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겠죠. 실제로 주요 후보들은 당과 전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김태호 경남지사 후보는 "남북정상회담의 완전한 비핵화 약속을 환영한다.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도 "문재인 대통령님 수고하셨다. 박수치고 응원하겠다"며 비슷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 [비하인드 뉴스] 남경필·김태호, '홍준표와 생각 달라'? (http://bit.ly/2HzkIWi)

다만,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는 당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인지 북한 대통령인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엉뚱한 이야기만 실컷 하고 있다. 밥은 없고 반찬만 먹다가 온 것 아니냐" 이렇게 비판을 했죠. 결국 '보수층 결집'을 노린 발언이라는 해석이 많은데, 역시 그 효과에 대해선 의문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정상회담 직후에 실시된 다른 여론조사 결과도 추가로 살펴보겠습니다. 한길리서치 조사입니다. 판문점 선언이 잘 됐다는 평가가 88.4%에 달했습니다. 특히 보수층에서도 81.6%가 판문점 선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결과에 따르자면, 판문점 선언을 비판하는 김문수 후보의 입장이 보수층을 온전히 대변한다고 보기에는 힘들다는 해석이 가능하겠죠.

이렇게 여론이 판문점 선언에 우호적인 분위기로 흐르는 와중에,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인 박원순 시장은 "따릉이를 타고 평양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여당 프리미엄'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박원순/서울시장 (지난 27일) : 근데 (남북 철도가) 이제 연결되면 저쪽 원산으로 해서, 그죠 블라디보스토크라고 들어봤죠? (네) 거길 거쳐서 이제 러시아 거쳐서 갈 수 있을 거예요. 그러면 나도 그때 같이 갈까? (네)]

반면,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는 복잡한 심경입니다. "합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행"이라며 신중한 시각을 보였습니다. 한편으론, 정상회담 국면이 서둘러 지나가기를 바라는 마음도 에둘러 나타냈습니다.

[안철수/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 (어제) : 이제 남북정상회담 끝나고 본격적으로 지방선거 국면으로 접어들 겁니다. 그렇게 되면 과연 어떤 후보가 능력이 있고 비전이 있는지를 시민들께서 비교하실 겁니다. 다시 뛰다! 아, 다시 뛰자 서울 파이팅!]

자, 오늘은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는 자유한국당의 복잡한 심경을 음악에 담아봤습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네, 이용의 '잊혀진 계절'입니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말한 것처럼, 자유한국당은 '드루킹 댓글 사건'이 잊혀진 계절에 그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남북정상회담에서 시작된 이른바 '판문점 훈풍'의 위력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순전히 정치적인 측면에서만 보자면, 자유한국당이 수세에 몰렸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판문점 선언'과 '드루킹 댓글 사건'이 맞물린 가운데 6월 지방선거가 44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한국당, '드루킹' 공세 재개…속내는 복잡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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