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닉슨-마오쩌둥의 베이징 회담, 1989년 부시-고르바초프의 몰타 회담…. 역사엔 많은 극적인 만남이 있습니다. 2018년 4월 27일, 역사책에 또 하나의 극적 만남이 기록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4·27 판문점 회담'입니다.
오전 9시 29분,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두 정상은 웃으며 악수를 했습니다. 맞잡은 손 바로 아래에는 군사분계선이 있었습니다. 1976년 '도끼만행 사건' 이후 만들어진 비극의 산물이었지만, 이날만큼은 그저 높이 10cm의 낮은 턱에 불과했습니다.
오전 10시 15분, 정상회담 모두발언 자리에선 평양냉면을 언급한 김정은 위원장의 농담이 화제가 됐습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께서 편한 맘으로, 평양냉면, 멀리서 온, 멀다고 말하면 안 되겠구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오전 11시 55분, 두 정상은 100분 간의 오전 정상회담을 마쳤습니다. 오후 4시 42분에는 한 달 전만해도 상상 못했던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수행원·취재진을 모두 물린 두 정상은 도보다리 위에서 30분간 진솔한 '벤치 회담'을 가졌습니다.
오후 6시, 두 정상은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라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선언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북과 남은 본래대로 하나 되어 번영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호응했습니다.
서해 북방한계선에 '평화수역'을 만들고 군비축소를 시작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문 대통령은 올 가을에 평양을 방문해 4차 남북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습니다.
훗날 역사 교과서에서 2018년 4·27 회담을 보게 될 아이들은 통일에 얼마큼 더 가까이 가있을까요.
※영상을 클릭하면 2018 남북 정상회담의 역사적 순간들을 시간대 별로 볼 수 있습니다.
(제작 : 김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