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10년 건어물 상을 하던 주민은 막노동으로 버텼고 썩은 나무 식탁 아래에는 잡초가 무성했습니다. 금강산 관광이 갑자기 끊긴 뒤 강원도 고성의 삶이 그랬습니다. 한창일 때 한 해 동안 600만 명이 찾던 곳이었습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다시 기대감에 차 있는 고성을 연지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지 20년, 제가 서 있는 이 도로를 따라 저기 민통선을 지나면 30분 안에 금강산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금강산으로 가기 전 마지막 마을인 이 곳에는 하루에도 수천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드나들었습니다.
하지만 여행이 중단된 지 이제 10년째, 지역 주민들의 모습은 많이 변했습니다.
길은 10년 전 끊겼습니다.
건어물 집 주인은 막노동으로 먹고 살았습니다.
[이종복/상인 : 참 힘듭니다. 막노동 이렇게 힘든지 몰랐어 진짜.]
빚으로 구입한 냉장고는 창고가 됐습니다.
[박일심/상인 : 이거 봐. 전부 이래. 이게 다 냉장고란 말이에요.]
10년 전 문 닫은 식당 건물은 아예 무너져 내렸습니다.
식당 앞에는 이런 빈 병이 나뒹굴고 있고요.
썩은 나무식탁 아래에는 잡초가 자라고 있습니다.
이쪽을 보시면 이런 전선들은 아무렇게나 잘려있고 저쪽을 보시면 식당 외벽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다 터져나왔습니다.
관광이 중단된 뒤 고성을 찾은 관광객은 200만 명 넘게 줄었습니다.
하지만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다시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동네가 북적이던 때를 추억합니다.
[송순복/주민 : 우리 집 마당에 (관광) 차가 21대 대요. 저 끄트머리서부터.]
다시 길이 뚫릴 거라는 꿈도 버리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종복/상인 : 하루도 금강산 관광 재개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은 안해봤어요.]
고성은 다시 활기를 찾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