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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 뜨는 밤이면 열병"…가족 상봉 고대하는 실향민들

입력 2018-04-26 09:23 수정 2018-04-26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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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북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실향민들은 '혹시나 북에 있는 가족을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산가족 생존자보다 사망자가 더 많습니다.

최하은 기자입니다.
 

[기자]

17살 까까머리 소년은 전쟁을 피해 혼자 남쪽 가는 배를 탔습니다. 

[조병일/17살 때 월남 : 눈이 많이 왔습니다. 달은 밝은 데다…]

18살 큰 아들은 먼저 부둣가에 가 있으라는 어머니 말에 집을 떠났습니다.

[김인모/18살 때 월남 : 이렇게 와서 오래있을 거라 생각했으면 난 엄마 옆에 있지…]

7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두 사람 모두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북에 두고 온 동생들이 그리웠던 노인은 20년 전 미국 우체국을 통해 고향에 편지를 보냈습니다.

답장을 기대하지 않았고 그저 내 흔적을 보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소식이 도착했습니다. 

[조병일/17살 때 월남 : 한 달 만에 미국에 있을 때 회답 받아본 거야. 다 죽고 둘이 남았더라고요.]

다른 노인은 초승달이 뜨는 밤이면 열병을 앓는다고 했습니다. 

아버지가 보고 싶고 함께 먹던 야식이 그리웠습니다.

[김인모/18살 때 월남 : 눈 밟으면 바스락 바스락 소리 난다고, 그걸 밟으면서 냉면 먹으러 간 생각이…]

답장과 함께 온 가족사진을 보고 또 보며 이번에는 혹시 만날 수 있을까 기대해 봅니다.

[조병일/17살 때 월남  : 밤마다 요새 꿈에… 만나게 될 기대 때문에 꿈에 계속 나타나는 것 같아요.]

매번 상봉 기회를 놓쳤던 김 노인도 이번에는 다를 거라 생각합니다.

[김인모/18살 때 월남  : 나만 특별히 못 만나는게 아니잖아. 참아보자, 기다려 보는 거죠.]

이산가족 13만 명 가운데 생존자는 이제 약 6만 명.

해마다 2400명 넘게 고령으로 눈을 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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