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엔진이 터진 여객기를 무사히 착륙시킨 여성 기장 얘기를 어제(19일) 전해드렸죠. 그런데 비상 착륙할 때까지 승객들은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서야 했습니다. 9,000m 상공에서 기압은 떨어지고 급하강하는 상황에 이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이지은 기자입니다.
[기자]
왼쪽 엔진이 폭발해 작동이 멈추고 동체에 구멍이 난 절체절명의 순간.
비행기가 급강하하자 30대 목사 부르맨 부부는 곧바로 손을 잡고 기도했습니다.
[티모시 부르맨 : 먼저 아내와 함께 천사를 보내 달라고 기도했어요. 그리고 딸들에게 문자를 보냈어요…]
태어나기 직전인 아기에게 차마 마지막 인사를 하지 못한 아버지도 있었습니다.
[매트 트랜신 : (아내가) 임신 8개월입니다. 태어날 우리 아이에게 하고 싶었던 마지막 말을 생각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매일을 마지막처럼 여겨야겠습니다…]
11살 딸을 둔 엄마는 이미 자신의 곁을 떠난 아버지에게 간절히 소원을 빌었습니다.
[셰리 시어스/뉴욕타임스 인터뷰 : (아버지가 보고 싶지만) 딸을 위해서 아버지 곁으로 가지 않겠습니다…]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선 지 20여분 쯤 지났을까, 여객기는 비상 착륙에 성공했습니다.
기내에서는 안도의 갈채가 터져 나왔습니다.
기쁨도 잠시 창문 밖으로 빨려나갈 뻔 했던 40대 여성은 결국 숨을 거뒀습니다.
승객들은 세상을 먼저 뜬 그녀를 위해 고개를 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