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로부터 시작된 갑질 파문이 새로운 차원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총수 일가가 갑질을 넘어서 일반인들은 상상할 수 없는 특혜를 누리며 법과 제도 위에 군림해왔다는 논란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이틀 연속 전해 드린 조양호 회장 일가의 이른바 '무관세 통관' 의혹입니다. 저희 취재진이 더 구체적인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총수 일가의 것으로 파악되는 대형 화물을 마치 대한항공의 항공기 부품인양 조직적으로 속여 들여왔다는 것입니다. 사실이라면 이것은 밀수입니다.
박영우 기자입니다.
[기자]
대한항공이 수하물팀에 전달한 이메일입니다.
특별히 관리해야 할 화물의 목록이 적혀 있습니다.
DIP, 즉 외교행낭을 뜻하는 코드명 아래 KIP라고 적힌 수하물이 눈에 띕니다.
KIP는 조양호 회장 일가를 지칭하는 코드명입니다.
Korean Air VIP, 즉 대한항공의 귀빈이라는 뜻입니다.
대한항공도 회장 일가의 물품을 KIP 코드로 관리한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이 화물은 특별한 관리를 받을 뿐 아니라 회사 물품으로 신고되어 운송료도 내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대한항공은 이 물품을 항공기 부품이라고 세관에 신고했습니다.
항공사가 항공기 부품으로 신고하면 관세법상 세금도 면제됩니다.
하지만 대한항공에서는 항공기 부품에 대해서는 KIP가 아닌 다른 코드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총수 일가로서는 무게만 150㎏이 넘는 화물을 항공기 부품이라고 신고하고 운송료도, 관세도 안 내고 들여오는 셈입니다.
관세사들은 고의로 속였다면 밀수에 해당한다고 말했습니다.
관세청은 구체적인 혐의가 입증되면 검찰로 넘겨 처벌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 최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