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바둑계에서 여성 프로기사들이 성폭력 피해 사실을 폭로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해설가이자 프로기사인 김성룡 9단이 외국인 여성 프로기사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프로기사 전용 게시판에는 바둑계의 또 다른 성추행 사건도 올랐습니다.
강신후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기원 홈페이지 내 프로기사 전용 게시판에 올라온 글입니다.
외국인 여성 프로기사 A씨가 9년 전 일을 털어놨습니다.
'그 날 일을 밝힙니다'고 운을 뗀 뒤 2009년 6월 5일, 바둑해설가인 김성룡 9단의 집에서 술을 마신뒤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2005년부터 국내에서 활동해 온 A씨는 "외국인 여자 기사로서 그동안 지내오면서 내가 얼마나 힘이 없는 존재인지 실감했다"고 적었습니다.
또 "그 사람은 지금 힘있는 위치에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A씨는 전화는 받지 않았고, 해당 게시판에 올린 글은 본인이 작성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김 9단은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자 선임된 변호사를 통해 입장을 대신 전했습니다.
[김신환/김성룡 9단 측 변호사 : 한 치의 의혹도 없이 해명을 하려면 그동안은 좀 참아주시길 바라겠습니다.]
프로 기사 전용 게시판에는 또다른 성추행 폭로도 이어졌습니다.
여성 프로기사 B씨는 '18세때 도장에서 선배 기사에게 원치 않는 신체접촉을 당했다"고 폭로했고 가해자로 지목된 프로기사는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한국기원은 윤리위원회를 구성하고 김 9단의 성폭행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고, 앞으로 '바둑인 자성 결의 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