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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시간' 공백 메운 무대들…평양공연 영상 공개

입력 2018-04-06 10:19 수정 2018-04-0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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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부터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도 함께 봤었던 지난 일요일의 우리 예술단 공연 어제(5일) 저녁에 전체 영상이 공개가 돼서요. 그 모습을 좀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우리 가수들은 어떤 노래로 북한 관객들에게 다가갔는지, 또 관객들은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주요 장면 보시겠습니다.

먼저 온누리 기자입니다.
 

[기자]

2002년 평양 공연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잘 노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놀새떼'로 불렸던 윤도현이 넉살을 부립니다.  

[윤도현 : 저희 남쪽에 놀새떼인거 아시죠. 편하게 즐겁게 아주 진하게 놀아봤으면 좋겠습니다.]

시원한 창법이 잠잠하던 공연장 분위기를 깨웠습니다.

중간 중간 관객들의 합창을 유도했는데 수줍어하던 사람들이 흥겹게 따라불렀습니다.

심수봉의 애잔한 트로트,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는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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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YB

남자는 남자는 다
모두 다 그렇게 다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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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사람들에게 낯설기만 한 록음악으로 바꿔불렀는데, 공연 후 김정은 위원장도 어떻게 편곡한 것이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얌전하게 지켜보던 관객들도 들썩였습니다.

흔치 않게 함성도 터져 나왔습니다.

[윤도현 : 원래 이곡을 연주할 계획이 없었는데요. 이 곳 분들이 이 곡을 좋아하는 곡이라고 해서 준비를 해 왔습니다.]

즐겁고 신나는 무대에 변주를 준 것은 백지영이었습니다.

과거 북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며 인기를 모았던 노래 '총 맞은 것처럼'을 처음 꺼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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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맞은 것처럼 백지영

총 맞은 것처럼
가슴이 너무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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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절한 노래로 애틋함을 자아냈습니다.

[백지영 : 4월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의 만남을 우리 모두 잊지 말아요.]

'봄이 온다'는 공연 제목처럼, 화해의 길을 걷고 있는 남북 관계를 이야기한 뜻깊은 음악들도 눈길을 모았습니다.

정인의 '오르막길'은 통일을 향한 험난한 길과 겹쳐져 뭉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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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길 정인

한걸음 이제 한걸음일 뿐
아득한 저 끝은 보지마
평온했던 길처럼 계속 나를 바라봐줘
그러면 난 견디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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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 사람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신기한 노래도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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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맛 레드벨벳

빠빨간 맛, 궁금해 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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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팬츠 차림의 의상, 어쩌면 받아들이기 힘들 춤까지 어우러진 레드벨벳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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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보이 레드벨벳

너무 쉽게 오지마 재미없잖아
이제 넌 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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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노래가 낯설까봐 사회자 서현은 공연 중간중간 북측 관중들을 배려하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돋웠습니다.

[서현 : 처음 접하는 공연인데도 이렇게 쉽게 같이 공감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같은 언어를 쓰기 때문인 것 같아요.]

13년 전, 평양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던 '가왕' 조용필'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추억을 노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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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조용필

그 언젠가 나를 위해 꽃다발을 전해주던 그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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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공연은 남과 북의 오랜 공백을 메우고 서로를 보여주고, 또 같이 알아가는 무대로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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