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야당] 바른미래당 "방송법 개정부터"…여야 기싸움 팽팽

입력 2018-04-05 18:58 수정 2018-04-05 19:15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정부가 3조9000억 규모의 추경안을 오늘(5일) 확정했습니다. 이 안이 내일 국회에 제출될 예정인데, 야당이 추경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처리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됩니다. 특히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방송법을 우선 처리해야된다라는 주장을 하면서 오늘도 국회 보이콧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야당 발제에서 나흘째 계속되고 있는 국회 파행 상황을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오늘 임시 국무회의에서 3조9000억 규모의 정부 추경안이 의결됐습니다. 내일쯤 국회로 넘어올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처리가 될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지금 국회는 나흘째 문도 열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여당은 공수처법, 야당은 방송법 우선 처리를 주장하면서 의사 일정조차 잡지 못한 상태입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방송법 처리를 약속하지 않으면, 어떤 국회 일정도 합의할 수 없다"며 사실상 국회를 전면 보이콧하고 있습니다.

특히 바른미래당은 총력 투쟁에 나섰습니다.

[박주선/바른미래당 공동대표 : 우리 당은 적폐를 청산하다는 자세와 각오로 이 방송법을 4월내에 분명히 통과시키도록 노력해야 되고…]

[유승민/바른미래당 공동대표 : 저는 우리가 방송법 개정, 이걸 요구하고 꼭 관철시키고 여기에 대해서 강력하게 같이 투쟁할 것을 결의를 합니다.]

그러니까 지금 야당이 국회 문을 열지 못하겠다고 버티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가 바로 방송법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방송법이 뭐기에 국회가 시끄러운 것일까요. 시간은 2016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공영방송 사장 선임에 정권의 영향력을 줄이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을 제출했습니다. 야당 추천 이사의 숫자를 늘리고, '특별다수제'를 도입하는 게 골자입니다.

이 법을 대표 발의했던 당사자가 바로 현재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박홍근 의원입니다. 때문에 바른미래당은 오늘 방송법 처리 촉구 시위를 하면서, 박홍근 의원의 형상을 만들어 '임의로' 참석시켰습니다. 직접 보시죠.

[오신환/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 : 언론장악 방지법 처리하겠다고 우리 박홍근 의원이 본인이 대표 발의했기 때문에 함께 자리하는… 말 바꾸기 민주당 방송장악 금지법 처리하라! (처리하라! 처리하라! 처리하라!)]

바른미래당은 박홍근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이 말을 바꿨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민주당이 야당이었던 시절에는 방송법 처리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오늘 바른미래당이 시위를 벌였던 것처럼, 역시 방송법 즉각 처리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지난해 2월 20일) : (언론)장악 방지법 즉각 처리하라! (처리하라! 처리하라! 처리하라!) 방지법 즉각 처리하라! (처리하라! 처리하라! 처리하라!)]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2016년 12월 8일) : 언론장악 방지법을 우리가 발의한 바가 있습니다. 이 법은 한시도 처리를 미뤄서는 안됩니다. 정치권 누구에게 유불리한 법이 돼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박홍근 의원은 "말을 바꾼 적이 없다"고 오늘 해명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 민주당은 제가 발의한 방송법을 부정하거나 말 바꾸기를 한 적이 없습니다. 과방위 소위 심사부터 하자는 것인데 무조건 처리 약속부터 하라는 것은 앞뒤가 한참 바뀐 일입니다.]

그러니까 "방송법 처리를 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과방위 소위 심사부터 하자는 게 변합없는 민주당 입장"이라는 게 박홍근 의원의 설명이었습니다.

자, 그런데, 여당 일각에서는 말을 바꾼 건 오히려 보수 야당이란 주장도 나옵니다. 자신들이 여당일 때는 그렇게 반대하던 방송법을 갑자기 처리하자고 나오는 게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겁니다. 자, 지금 방송법 우선 처리를 주장하는 자유한국당의 과거 입장은 어땠는지, '팩트체크' 들어갑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의원 (지난해 2월 3일) : 방송의 공영성을 말하면서 야당이 내놓은 방송법 개정안은 기존의 방송계를 흔들어 야당과 노조의 방송장악으로 이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결국 정권교체로 여야가 뒤바뀌면서 입장이 조금씩 달라진 측면이 있습니다. 당론으로 방송법을 즉각 처리하자고 주장했던 민주당은 "소위 심사부터 하자"면서 다소 신중해진 반면에, 수용 불가를 외쳤던 보수 야당은 갑자기 우선 처리를 외치는 상황이 됐죠.

결국 정치적인 이유로 여야가 줄다리기를 하는 동안 개헌 협상은 자꾸만 지연되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국민투표법 개정안부터 처리해달라면서 야당을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임종석/청와대 비서실장 (어제) : 정치권이 개헌을 하겠다고 하면서 정작 국민투표법 개정에 협조하지 않는 것은 매우 이율배반적인 태도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 하루종일 '말바꾸기' 공격을 받았던 민주당 박홍근 원내수석. 역시 '말바꾸기' 프레임으로 야당을 공격하면서, 청와대의 국민투표법 개정 우선 방침을 적극 옹호했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와 바른미래당 김동철 대표가 각각 발의한 국민투표법, 반드시 처리해주시기 바랍니다. 남이 낸 법안만 앞세우고 본인들이 낸 법안에 대해서 나 몰라 하는 유체이탈 화법이야말로 표리부동, 내로남불 아닙니까?]

자, 오늘은 나흘째 문도 열지 못하고 있는 국회에 띄우는 음악입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여보세요 문을 여시오
여보세요 문을 여시오 문을 여시오


네, 임창정의 '문을 여시오'입니다. 자, 오늘도 여야는 아무런 절충점도 찾지 못한 채 하루를 그냥 흘려보냈습니다. 추경안까지 국회로 넘어오면, 상황은 더 꼬일지도 모릅니다. 자, 그런데 싸울 때 싸우더라도 국회 문은 열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대다수 국민들이 이렇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부디, 문부터 여시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정부, 3조9000억 추경안 의결…여야 협상 난망 > 입니다.

관련기사

문 정부, 청년일자리 추경 3.9조 편성…5만명 안팎 고용 창출 2018 추경, 야당 반대에 국회 통과 가시밭길 예고 민주 "한국당 습관적 보이콧"…4월 국회 파행에 야당 맹공 바른미래, '방송장악금지법' 처리 촉구 릴레이 의원농성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