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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분명히 바로 잡으세요'

입력 2018-04-04 21:27 수정 2018-04-04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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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그들은 직원 employee 이라는 말 대신 동료 associate 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트럭운전사도 최고 관리자가 될 수 있다.' 

즉, 열심히만 하면 기회는 동등하다고도 말했지요.

작년 기준 세계기업매출 1위.

전 세계 1만 20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월마트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의 원칙은 '무노조 경영' 이었습니다.

"우리가 제공하는 것들을 보면
노조 가입이 좋은 선택이라
느끼지 않을 것"
- 월마트 대변인

회사 측 주장에 따르면 노조 따위는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노조가 필요 없을 정도로 노동자들의 불만이 없는 좋은 회사…

그러나 몇 해 전부터 월마트의 가려진 얼굴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노조활동으로 의심되는 행동은 즉각 사내 핫라인을 통해 신고 되었고 회사는 그들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감시'했습니다.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면서 파업한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징계했으며 심지어 록히드 마틴의 첨단기술까지 동원해 직원의 SNS 계정을 사찰한 내용이 들통 나기도 했습니다.

50년 이상 무노조 경영을 고수한 세계굴지기업 이면, 그 이면에 가려진 그늘…

이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

"종업원이 행복하면 고객도 행복하다."
 - 샘 월튼 월마트 창립자

역설적이게도 월마트의 창립정신은 이러하였습니다.

바로 그 기업…

그들 역시 그룹 내 직급과 호칭을 없앴습니다.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고 업무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었습니다.

감옥에서 풀려나온 기업의 총수 역시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쇄신과 준법을 거듭 강조해왔지요.

그 약속은 유효한 것인가…

이미 5년 전에 흐지부지 덮여버리고 말았던 삼성의 이른바 '노조와해 문건'이 다시 공개됐습니다.

부정하기 어려운 6000여 건의 문건과 집요한 사찰과 방해공작으로 의심되는 정황들이 어두운 골방에서 대명천지로 나왔습니다.

"삼성 앞에서 한없이 무딘 수사당국이 시험대에 올랐다"
 - 심상정 정의당 의원

5년 전에 이른바 S그룹 문건을 공개한 의원의 말처럼 수사당국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는데…

시험대에 오르게 된 대상에는 비단 수사당국 뿐만이 아니라 삼성 앞에 맥없이 굴종했다는 언론도, 법조계도 또한 스스로 거듭나겠다고 말한 삼성 자신마저도 포함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종업원이 행복하면 고객도 행복하다"

그러나 결코 노동자가 행복하지 못했던 월마트의 사례.

그리고…80년 무노조 신화를 이끌어온 삼성의 이건희 회장 역시 다음과 같은 말을 힘주어 강조했다 합니다.
 

직원이 불행하고
고객이 불행한 회사가
잘 되는 것 봤습니까?
분명히 바로 잡으세요

-  김성홍·우인호 < 이건희 개혁 10년 >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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