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2일) 대낮에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한 20대 남성이 4학년 여학생을 인질로 잡고 1시간 동안 경찰과 맞서다 붙잡혔습니다. 흉기를 든 이 남성이 아무렇지 않게 학교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졸업증명서를 떼러 왔다는 말에 누구도 이 남성을 제지하지 않았습니다.
류정화 기자입니다.
[기자]
인질극을 벌인 피의자 양모 씨는 범행을 본인의 질병 탓으로 돌렸습니다.
[양모 씨/피의자 : (처음부터 계획을 하고 가신 건가요?) 아니요. (그럼 왜 학생을 인질로 잡으셨어요?) 환청이 계속 들렸습니다.]
경찰조사에선 군대 생활을 하다 뇌전증과 조현병 등 질병이 생겼지만 보상을 받지 못했고 이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것은 어제 오전 11시 반쯤, 학교 교무실로 들어온 양 씨는 가장 먼저 눈에 띈 여학생에게 흉기를 들이대고 '기자를 불러달라'고 요구했습니다.
1시간가량 출동한 경찰과 대치한 양 씨는 '간질'로 알려진 뇌전증 증세를 보이다 체포됐습니다.
인질로 잡혀있던 4학년 여학생은 별다른 상처없이 풀려났습니다.
앞서 양 씨는 학교 정문에 있던 보안관실을 거쳤지만 '졸업증명서를 떼러왔다'는 한 마디에 별다른 제지 없이 곧바로 교무실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신미애/서울 방배초등학교장 : 이 분이 졸업생이라고 했기 때문에 우리 보안관이 (인질범이) 젊고 그래서 아마 그 부분을 놓치신 것 같습니다.]
경찰은 양 씨를 인질 강요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