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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MB, 조사 또 거부…신문 끊고 성경 읽으며 시간 보내

입력 2018-04-02 18:20 수정 2018-04-02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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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검찰이 오늘(2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세 번째 방문조사를 시도했지만 또다시 무산됐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완강하게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하는데요. 검찰은 오는 10일 구속 기간이 끝날 때까지 계속 조사를 시도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오늘 최 반장 발제에서는 거듭되고 있는, 하지만 진통을 겪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의 조사 얘기와 나흘 앞으로 다가온 박근혜 전 대통령 1심 선고를 집중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세계가 '한국 사람은 참 끈질기다'라고 한다" 2011년 세 번의 도전 끝에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한 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했던 말입니다. 올림픽을 세 번 도전했던 도시는 평창이 처음이었기 때문이죠. "진정성을 갖고 설명하면 감동을 줄 수 있다"며 직접 영어로 프레젠데이션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 전 대통령, 검찰의 삼고초려에는 진정성을 느끼지 못 했던 걸까요. 지난달 26일과 28일에 이어 오늘 세 번째 옥중조사를 시도했지만 또다시 거부했습니다.

[강훈/이명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 : 변동 사항이 없고요. 안 만나시겠다고 하고 있고 대통령님하고 검찰 만나지 못했고요. 변호인 보고 설득을 해 달라고 그래서 제가 두 번 왔다 갔다 했고요.]

현행법상 피의자와 피고인은 질문과 심문에 진술을 일체 거부할 수 있습니다. 진술거부권 소위 묵비권이라고 하죠. 이 전 대통령은 검사들에게 얼굴 한 번 보이지 않으며 진술거부권 뒤에 꼭꼭 숨어 버렸습니다. 평양에 간 조용필 형님을 잠시 소환해야할 것 같습니다.

못찾겠다 꾀꼬리 꾀꼬리 꾀꼬리 꾀꼬리
나는야 오늘도 술래

못찾겠다 꾀꼬리 꾀꼬리 꾀꼬리 꾀꼬리
나는야 언제나 술래
- 못찾겠다 꾀꼬리 < 조용필 >

그런데 법조계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경우 진술거부권으로 볼 수 없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일단 조사실에 나온 뒤 질문에 답하지 않는 진술거부권은 정당한 권리지만 구속 피의자가 조사 자체를 거부하는 조사거부권은 우리법이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검찰로서는 이 전 대통령을 강제로 조사실에 앉힐 수 있습니다. 다만 진술을 거부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실익이 없을 수 있고 전직 대통령 예우 문제도 무시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부인 김윤옥 여사도 지난달 29일 참고인 조사를 하루 앞두고 돌연 수사에 불응했습니다. 제3의 장소에서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검찰과 변호인이 합의했지만 김 여사는 "대통령도 조사를 거부하는데 내가 무슨 면목으로 응하겠느냐"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무산됐습니다.

"부창부수" "여필종부"가 따로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죠. 대통령 내외가 함께 조사를 거부하는 것이 검찰에게는 불리한 것 만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들과 친인척으로 수사를 확대하는 데 대한 일종의 명분으로 여론의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것입니다.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은 구속 후 두 번째 주말을 보냈습니다. 변호인과 가족 접견을 제외하고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요. 마인트 컨트롤, 일종의 심리 안정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강훈/이명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 (지난달 30일) : 어제 제가 말씀드린 것, 뭐 신문 구독 신청을 취소하셨대요. 신문 안 보시겠다고.]

우호적인 내용의 보도가 없다보니 뉴스를 보지 않는 것이 심리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성경을 읽는 것도 주요한 일과 중 하나인데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이 전 대통령 연설에는 성경 말씀에서 비롯된 표현들이 참 많이 등장했습니다..

[이명박/전 대통령 (2007년 8월 13일) : 제가 지나온 삶에 누가 돌을 던질 수가 있습니까? 여러분! 자기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교만해서는 아니 됩니다.]

"교만하지 말라"는 표현은 성경 전체를 통해 반복된 말씀이죠. 돌의 비유 역시 요한복음 8장 7절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라는 성경 구절이 떠오릅니다.

이 전 대통령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자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어머니와 신앙이 있었다고 줄곧 고백해 왔습니다. 사춘기 시절 자신을 붙잡은 것도 어머니의 기도였다고 했었죠.

[이명박/전 대통령 (2008년 12월 15일/화면출처 : 이명박 청와대 공식 블로그) : 가출을 결행하기로 한 날 새벽이었습니다. 막상 집을 떠나려는데 어머니의 기도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우리 명박이가 절망에 빠지지 않고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주십시오' 어머니의 그 기도소리에 저는 차마 집을 선뜻 나설 수가 없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이 오늘 구치소 생활 12일째를 맞이했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어느덧 일 년 하고도 이틀째를 맞이 했습니다. "1년 내내 한결같은 모습이어서 담당 교도관들도 놀랄 지경"이라는 법무부 관계자의 말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전해드렸다시피 박 전 대통령도 일과 시간 대부분을 독서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수감 직후 박경리의 < 토지 >, 김주영의 < 객주 >와 같은 대하소설에 이어 방학기의 < 바람의 파이터 >를 읽었다고 하죠. 이번엔 허영만의 < 꼴 >도 즐겨 보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왜 자꾸 만화냐 하실텐데요. 재임 중 우리 만화의 우수성을 이렇게 치켜세웠었죠.

[박근혜/전 대통령 (2015년 5월 27일) : 만화가가 되려면 그렇게 많은 소양과 그게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되는 거예요. 책도 엄청나게 읽어야 작품이 하나 나올 정도로…]

[허영만/만화가 (2015년 5월 27일) : 이렇게밖에 못 그렸습니다. 고맙습니다. 동의를 한 번 구해보시죠.]

[박근혜/전 대통령 (2015년 5월 27일) : 아, 그래요. 이거 어떻게 보세요? 알아보시겠어요?]

또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뭔가 글을 쓰고 있다며 책을 내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발제 정리하겠습니다. < MB 옥중조사 또 거부…검찰 '삼고초려' 무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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