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철거민과 경찰이 숨진 용산 참사, 9년 전 일입니다. 하지만 지금도 곳곳에서는 재개발을 위한 철거가 진행되고 떠날 여력이 없는 주민들은 버티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수진 기자가 현장을 돌아봤습니다.
[기자]
반바지 입은 고등학생이 길을 막은 용역들 사이를 지나려 합니다.
누나를 데리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용역들은 길을 비키지 않고, 주먹과 발로 폭행합니다.
용역들이 집 주변을 둘러싸고 철거를 시작하려 합니다.
철거민들이 막아 보려 하지만 역부족입니다.
[야! 옆에도! 옆에도 (막아!)]
곳곳에서 멱살잡이와 몸싸움이 벌어집니다.
경찰은 중재에 나설 뿐 적극적으로 폭력을 막지는 못합니다.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서울 장위 7구역 주민들 이야기입니다.
가게 천막은 내려 앉았고 물건이나 주인이 있어야 할 가게 안은 이렇게 쓰레기로 가득 찼습니다.
강제집행이 시작된 지 8개월 째, 600여 가구가 이 마을을 떠났습니다.
이제 마을에는 딱 한 가구가 남았습니다.
문은 두 겹이고 주변은 쇠창살을 둘렀습니다.
언제 용역이 들이닥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조한정/장위7구역 마지막 주민 : 가진 게 없기 때문에… 길바닥에 나앉는다 생각하니까 앞이 캄캄했고.]
철거 용역 회사는 1980년대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30여 년 동안 강제 집행 과정에 해결사 역할을 해왔습니다.
대도시 한복판에서 공공연히 사람을 때리고 물건을 부쉈습니다.
살던 곳을 떠나면 새 집 얻기 힘든 주민들은 버티고 싸웠습니다.
곳곳에서 다치고 숨지는 사람들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강제 집행 자체는 합법 절차라 공권력은 방관하기 일쑤였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알박기라고 하는데 알박기가 아니야. 현실인데. 피가 마르는데…]
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재개발 지역 원주민 정착률은 16%에 그쳤습니다.
(화면제공 : '골리앗의 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