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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월량대표아적심 '달빛이 내 마음을 대신하죠'

입력 2018-03-29 21:29 수정 2018-03-30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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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노인들이 들으면 웃음꽃 피고, 중년이 들으면 고민을 잊으며, 젊은이가 들으면 달콤한 기분에 빠지고, 어린아이가 들으면 춤을 춘다."

'첨밀밀' 이라는 곡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대만 출신 가수 등려군, 즉 덩리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는 중국인들의 지극한 사랑을 받았던 가희였습니다.

1980년 전후에 중국의 개혁개방이 시작되던 시절에 "낮은 늙은 덩이 지배하고 밤은 젊은 덩이 지배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였습니다.

그의 노래는 양안 간의 해빙을 불러오는 봄바람과도 같았습니다.

중국 당국은 이를 경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망국지음(나라를 망치는 음악), 미미지음(퇴폐적 음악)이라 해서 노래를 금지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당국의 공식 추산만으로 불법복제 테이프가 2억 개가 팔렸고, 단속 다니는 공안들마저 덩리쥔의 노래를 흥얼거렸습니다.

시진핑 주석마저도 "젊은 시절 노래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듣고 또 들었다" 이렇게 고백했을 정도이니까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덩리쥔의 부모는 중국 출신이었지만 그는 지난 1995년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평생 중국 땅을 한 번도 밟지 못했습니다.

"세계 어디에 있어도
어디에 살아도
저는 중국인입니다"

덩리쥔에게 중국이라는 언젠가 돌아가야 할 고향이었지만 천안문 사태 당시에 민주화 운동을 지지했던 그는 당국의 심리를 불편하게 만들었고, 결국 돌아갈 수 없게 되었던 것이지요.

월량대표아적심…

달빛이 내 마음을 대신한다는 그의 대표곡은.

그래서 이러한 아련한 슬픔으로…

또 그리움으로 기억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능하다면 '명태'라는 노래를 꼭 부르고 싶습니다"
- 강산에 가수

그는 자신의 유명한 대표곡들을 놔두고 굳이 다른 곡을 이야기했습니다.

함경남도 태생인 아버지를 생각하며 만든 노래…

가사 안에는 그리운 고향 말이 담겨있었습니다.

"영걸이 왔니
무눙이는 어찌 아이 왔니,
아바이 아바이 밥 잡쉈소"
 - 강산에 < 명태 >

아버지는 생전에 고향에 가지 못했지만 노래가 대신 북에서 불려 진다면 그것은 곧 귀향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

그렇게. 아버지 대신 고향에 가게 된 가수와 아버지 대신 고향 땅에 울려 퍼질 그 노래들…

마침 그 날은 저녁 무렵부터 보름달이 뜨는 날.

바라건대 사흘 뒤 평양의 그 밤에도 봄날의 달은 휘영청 밝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달빛이 내 마음을 대신하죠


청아한 목소리로 다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했던.

그러나 결국 고향에는 가지 못했던 가수의 노래 제목처럼 말입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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