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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MB측 "공정수사 기대 어렵다…모든 조사 거부"

입력 2018-03-26 17:44 수정 2018-03-26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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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오늘(26일) 오후 예정됐던 구치소 방문조사는 물론 앞으로 검찰 조사에도 일체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공정한 수사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전 대통령의 주장인데,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옥중투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오늘 최 반장 발제에서는 옥중 조사를 보이콧한 이 전 대통령 수사 속보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먼저 형사소송법상 검찰이 피의자를 구속해 수사할 수 있는 기간은 10일입니다. 이를 한 차례 연장할 수 있기 때문에 최장 20일이고요. 구속 기간이 끝나기 전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전 대통령은 오늘이 구속 닷새째를 맞이하는데요. 벌써 5일이나 됐냐 싶을 텐데 닷새가 맞습니다.

법원은 이 전 대통령의 영장을 22일 밤 11시 6분 발부했고 검찰은 이를 밤 11시 57분에 집행을 했습니다. 구속 기간은 시간이 아니라 하루 하루 계산됩니다. 즉 22일 11시 57분부터 23일 00시 00분이 곧 하루였던 것인데요. 그러니까 22, 23, 24, 25 그리고 오늘이 닷새입니다.

검찰은 주말 동안 충분한 휴식을 준 뒤 오늘 첫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고려해 구치소에 마련된 조사실로 검찰이 직접 찾아가기로 했는데요. 이 전 대통령 역시 검찰 조사는 의무라는 입장이었습니다.

[강훈/이명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 (지난 23일) : 대통령께서 검찰조사에 응한 것은 법에 규정돼 있는 절차를 따르는 것이 의무라 생각해서 하신 거고요. (검찰조사에 응하지 않으실 수도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검찰조사에 응하지 않는다, 그런 것보다도 단정하지 말고요.]

조사 거부를 단정짓지 말라고 했었지만, 사흘 만에 입장이 180도 바뀌었습니다. 오전 변호인을 만난 이 전 대통령이 꺼낸 카드는 바로 '조사 거부'였습니다.

[강훈/이명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 : 대통령께서는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셨고 제가 조금 전에 검찰에 이와 같은 의사를 전달하였습니다. (앞으로 모든 조사를 다 거부하신다는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검찰조사는 다 거부하시겠다고 하신 겁니다.]

조사를 거부하기로 한 이유는 이겁니다. 모든 책임을 내게 물으라고 했는데 왜 내가 구속된 후에도 측근들을 조사하고, 또 검찰이 조사 내용을 왜 언론에 알리냐는 건데요. 들어보시죠.

[강훈/이명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 : 비서진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을 끊임없이 불러 조사하고 있고, 일방적인 피의사실도 무차별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는 것은 무망하고, 검찰의 조사에 응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하신 것 같다.]

아니, 잘못이 있다면 측근이든 측근 할아버지든 불러서 검찰이 조사해야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즉 이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옥중 투쟁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구속 직전 자필로 쓴 "누굴 원망하기보다 모든 게 내 탓이란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라던 심정은 어디로 가고 결국 제자리로 돌아온 것입니다.

[이명박/전 대통령 (1월 17일) : 보수를 궤멸시키고 또한 이를 위한 정치 공작이자,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은 길을 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되죠. 이 전 대통령이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힘들다"라고 한 건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힘들다"라고 했던 박 전 대통령의 거부 이유와도 비슷합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박 전 대통령은 구치소 옥중 조사를 5번 받았고요. 그리고 재판 중에 보이콧 카드를 꺼내든 반면 이 전 대통령은 아예 수사부터 거부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명박-박근혜, 닮은 듯 다른 듯 그야말로 애증의 관계를 보여왔는데, 앞서 대선 후보를 놓고 치열하게 싸우다가도 이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될 때도 있었습니다.

[박근혜/전 대통령 (2008년 1월 23일) : 안녕하셨어요. 다녀왔습니다.]

[이명박/전 대통령 (2008년 1월 23일) : 사진 잘 나오더라고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번에. 보기 좋더라고요 아주. 그런데 보니까 다 만나셨대요? 위에서부터. (예). 국내 텔레비전에 잘 나왔어요.]

그런데 이 전 대통령이 오늘 조사 거부 입장을 밝힌 직후 미스테리한 일이 일어납니다. 페이스북 이명박 페이지에 이렇게 새 글이 뜬 것인데요. 천안함 피격사건 8주기인 오늘 이명박 헌화와 참배 모습과 함께 자필로 쓴 글이 올라왔습니다. "몸은 같이 하지 못 해도 나라를 위한 희생을 기리는 마음은 언제까지 함께 할 것입니다" 설마… MB가? 했더니… "이명박 대통령을 대신해 김효재 적습니다"라고 돼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김효재, 이재오, 류우익, 김두우, 장다사로, 전재희 등등 MB 측근들이 일제히 천안함 전사자 묘역을 참배했습니다. 구속 전 이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또 MB는 구속 후에도 변호인단을 통해 신신당부했다고 합니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고 하죠.

[이명박/전 대통령 (지난해 3월 23일) : 내가 퇴임하기 전에 통일될 때까지 매년 내가 찾아오겠다고 약속을 했거든요. 그래서 내가 퇴임 후에 매년 오는 거야. 앞으로도 매일 올 거고. 재임 중에 얘들이 무슨 죄가 있어요. 전방에서 바다 지키려다 그냥 이런 일 당했으니까.]

아무튼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조사를 거부하겠다고 했음에도 예정대로 구치소로 찾아가 설득했지만 끝내 조사는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이명박 전 대통령, 검찰 조사 일체 거부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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