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인이 연루된 스캔들, 그리고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한 국가의 행정기관의 조직적인 움직임. 이른바 '학원 스캔들'로 일본의 아베 신조 정권이 최대 위기를 맞았습니다.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서 아베 정권의 퇴진을 외쳤습니다. 아직까지 핵심 인물들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윤설영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기자]
총리 관저 앞에서는 아베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집회가 이틀 째 열렸습니다.
한 시민운동가가 트위터를 올리자 순식간에 1000여 명이 모인 것입니다.
[아베는 퇴진하라!]
[사사키 나오미/집회 참가자 : 국민의 재산을 훔친 것이나 다름 없어요. 저는 아베 정권의 즉각 퇴진을 원합니다.]
한 사학재단에 국유지를 헐값에 넘기는 과정에 총리 부인이 영향력을 행사했고, 이를 감추기 위해 300곳 넘게 문서 조작이 이뤄진 것으로 밝혀지자 시민들은 충격을 넘어 배신감에 빠졌습니다.
재무성이 1년 넘게 거짓말 해온 게 들통 난 것입니다.
전직 재무성 관료들도 "전대미문의 사건"이라며 혀를 내두르고 있습니다.
언론 여론조사에선 정권의 2인자인 아소 부총리가 사임해야 한다는 의견이 70%를 넘었습니다.
하지만 아소 부총리는 사임은커녕 "원인규명과 재발방지가 내 임무"라며 버티기에 들어갔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문서 조작 지시 계통이 밝혀지면 아베 정권이 더 이상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아베 총리가 오는 9월 총재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