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평창 패럴림픽에서 신의현 선수가 크로스컨트리 스키 동메달을 땄습니다. 두 다리를 잃은 불편함도, 38살은 올림픽에 늦은 나이가 아니냐는 편견도 이겨냈습니다.
오광춘 기자입니다.
[기자]
신의현은 스키선수지만 눈 위를 앉은 채로 달려야 합니다.
두 다리를 맘껏 쓸 수 없어 오직 두 손에 모든 걸 맡겼습니다.
그렇게 눈덮인 언덕을 오르내리며 15km를 달렸습니다.
설원의 마라톤이라 불리는 크로스컨트리, 철인만이 완주한다는 이 경기에서 출전 선수중 3번째로 빨리 들어왔습니다.
[신의현/장애인 노르딕 스키 국가대표 : 아, 최선을 다했는데 상대 선수들이 잘했네요. 깨끗이 승부를 인정하고…]
2006년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을 때만 해도 패럴림픽에 설 줄은 몰랐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3년간 방황했고, 절망의 끝자락에서 휠체어 농구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리고 3년 전, 노르딕 스키로 바꿔탔고 서른 여덟의 나이에 패럴림픽에 도전했습니다.
금메달을 기대했던 바이애슬론 첫 경기에서 5위를 한 뒤 어머니와 부둥켜 안고 눈물을 떨궜는데, 하루 만에 크로스컨트리에서 값진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신의현/장애인 노르딕 스키 국가대표 : 기쁜데 졌다는 것이 조금 뭐랄까. 사실 좀 열받습니다.]
뜻하지 않게 찾아온 장애에 도전과 열정으로 멋지게 응수한 신의현은 앞으로 4종목에 더 출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