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성폭행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지사가 오늘(9일) 오후 검찰에 자진 출석했습니다. 안 전 지사는 성실히 조사를 받겠다고 했습니다. 무엇보다 갑자기 출석한 이유가 주목되죠.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박준우 기자, 안 전 지사가 3시간 전쯤 검찰 청사 앞에서 입장을 밝혔죠?
[기자]
네, 안 전 지사는 오후 5시쯤 이 곳 서울 서부지검에 자진 출석했습니다. 성폭행 폭로가 나온 뒤 잠적했다가 닷새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남색 점퍼를 입은 안 전 지사의 표정은 상당히 굳어있었습니다.
일부 시민들은 욕을 하거나 미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야유를 퍼붓기도 했습니다.
안 전 지사는 국민과 가족에게 사과했지만 피해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또 검차를 검찰 조사를 성실히 받겠다는 말만 남겼습니다.
안 전 지사의 말을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안희정/전 충남지사 : 저로인해 상처 입으셨을 많은 국민 여러분께, 또 도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그리고 제 아내와 아이들 가족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앵커]
죄송하다, 미안하다…그럼 검찰이 부르기도 전에 스스로 나온 이유가 뭔지, 취재가 됐습니까?
[기자]
오늘 안 전 지사 측은 검찰에 출석하기에 앞서서 자진 출석을 하겠다고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사전에 검찰과 조율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안 전 지사 측은 문자에서 "국민들께 사죄하는 길은 하루라도 빨리 검찰에 출석해 수사에 협조하고 법의 처분을 받는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출석을 하면서 피해자에 대한 사과나 어떤 혐의 인정이 없었던 만큼, 여론이 더 악화되기 전에 범죄 성립 여부를 다퉈보겠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안 전 지사는 지금 여성아동범죄조사부가 있는 3층에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앵커]
안 전 지사는 아직 조사를 받고 있고, 지금 피해자도 조사 받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공교롭게도 피해자 김지은씨도 오늘 오전 10시부터 이곳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김씨 측은 안 전 지사의 기습 출석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피해자에게 조금이라도 미안한 감정이 있다면 이런 식의 기습 출석은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김씨도 조사가 길어지고 있어 밤 늦게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리고 검찰이 안 전 지사가 썼던 오피스텔을 사흘째 추가 압수수색을 했는데, 무슨 이유에서죠?
[기자]
이 오피스텔은 지난달 25일 안 전 지사가 김씨를 성폭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오피스텔입니다.
안 전 지사 친구인 건설사 대표 송모씨가 무상으로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송 대표는 직원들 출장 숙소로 쓰이던 곳인데, 비어있는 동안만 안 전 지사에게 사용하도록 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하지만 발급한 6개 출입 카드 가운데 출입 기록이 남은 것은 안 전 지사가 사용한 카드 한 개 뿐입니다.
검찰이 성폭행 수사에 집중하는 한편 오피스텔 사용 여부에 대해서 정치자금법 위반이나 뇌물죄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