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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치권 '안희정 쇼크'…국회서도 '미투' 이어져

입력 2018-03-07 18:45 수정 2018-03-07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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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치권에서는 이른바 '안희정 쇼크', 나아가서 이제 '미투 쇼크'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안희정 전 지사가 사흘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여러 설만 돌고 있는데 일부 언론은 안 전 지사가 모처에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피해자 김지은 씨 측은 어제(6일) 서울서부지검에 고소장을 접수했죠. 이 밖에도 정치권에서는 오늘도 하루 종일 미투 관련 각종 속보가 쏟아졌는데요. 관련 소식은 이윤석 반장이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오늘 집중발제는 질문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안희정 전 지사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이틀 전 JTBC 뉴스룸은 안 전 지사가 자신의 비서를 상대로 여러 차례 성추행과 성폭행을 했다는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보도 이후 안 전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짧은 글을 하나 남기고 사라진 상태입니다. 아직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데요. 도청과 관사 등에서 여러 언론사 기자들이 안 전 지사를 기다리고 있지만, 차량도 그대로 주차돼 있고 아무런 움직임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오늘 오전 충남도청의 한 직원과 전화통화를 해봤습니다. 사실 제 지인이 지금 그곳에서 근무 중인데요. 잠깐 들어보겠습니다. 

[충남도청 관계자 (음성대역) : 지금 아무도 연락이 안 되고 있습니다. 비서실장과도 연락이 안 됩니다. 다들 당황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 글 하나 올리고 사라진 거잖아요. 직원들한테 사과도 없이 이렇게 사라지다니요.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그런데 일부 언론을 통해 안 전 지사가 모처에서 변호사 선임 등 재판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는 얘기인데요. 안 전 지사 측 관계자는 "기자회견 등 발표 형식이나 시기는 논의 중"이라면서도 "현재 안 전 지사의 거처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안 전 지사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잠적하지 말고 대중 앞에 나와서 사죄할 건 사죄하고 물러나는 모습이 낫다"거나 "소셜미디어에 사과문 올리고 잠적이라니, 잠적이 책임이냐?" 이런 비판이 지금 쏟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안 전 지사의 팬클럽은 지지철회를 선언하며 피해자 편에 서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과거 안 전 지사는 정치인의 책임감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는데, 어떤 내용인지 잠깐 보시겠습니다.

[안희정/전 충남도지사 (JTBC '뉴스룸' / 지난해 2월 20일) : 민주주의 시민사회와 생활은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고 우리는 그 행위 앞에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이런 가운데 피해자 김지은 씨가 도움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 JTBC 뉴스룸과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앞서 김 씨는 안 전 지사가 성범죄를 저지른 것에 대해서 주위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죠. 이 인물은 바로 안 전 지사의 전직 수행비서였던 신용우 씨였습니다. 죄책감 때문에 인터뷰에 나섰다고 하는데요.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신용우/안희정 전 지사 전직 수행비서 (JTBC '뉴스룸' / 어제) : 어제 김지은 씨가 말했던 어려움 SOS를 보냈다고 했던 그 선배가, 바로 저를 말했던 것 같습니다. '당신이 조심하면 되고 당신이 단호하게 거절하면 되지'라고 저는 옆에서 계속 얘기를 했고, 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걸 여자 쪽으로 얘기했던 게 지금 생각하면 좀 너무 미안합니다. (지사가 부르면) 안 가면 되지, 저도 어떻게 보면 그때 당시에 이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았나…그게 아니었는데요.]

피해자 김 씨의 변호인단은 어제 안 전 지사를 서울서부지검에 고소했습니다. 성범죄가 벌어졌던 장소 가운데 한 곳이 바로 서울서부지검 관할 구역이기 때문이라고 했는데요. 김 씨 측은 안 전 지사를 업무상 위계 또는 위력에 의한 간음과 추행 혐의로 고소했다고 합니다.

김 씨의 변호인은 "피해자의 가장 큰 뜻은 이 사건이 공정하고 정대하게 수사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수사팀을 꾸리고 조만간 김 씨와 안 전 지사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이른바 '안희정 쇼크'에 어제 아침회의를 취소했던 민주당. 오늘은 회의를 재개했습니다.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는데요. 추미애 대표는 검정색 옷을 입고 회의에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잠깐 보시겠습니다.

[추미애/더불어민주당 대표 : 유구무언입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해서 다시 한 번 피해자와 국민 여러분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우리 당은 어렵게 용기를 낸 피해자가 2차 피해에 노출되지 않도록 당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국회 미투 소식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제 소셜 미디어에 새로운 폭로글 하나가 올라왔습니다. "이 의원님 안녕하세요, 저는 잘 지내지 못합니다"라고 시작하는 글인데요. "제가 딸 같다며 며느리 삼고 싶다던 의원님, 따님 분들 앞에서도 제 앞에서 그랬듯 바지를 내리시는지요."라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의원님의 더러운 성욕 때문에 저희 부모님은 딸에게 더러운 말을 하는 의원님의 목소리를 생생히 들어야만 했고, 저는 부모님 가슴에 대못을 박은 죄인이 됐다"고 밝혔습니다. 어떤 의원인지 콕 집어서 밝힌 것은 아니었지만, 사실상 권력관계에 의한 성폭력이 있었음을 암시하는 내용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이런 문제가 계속해서 반복될 수밖에 없는 근본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의원이 마음대로 보좌진 채용과 해고가 가능하기 때문인데요. 제가 직접 모 의원실 비서와 전화 인터뷰를 했습니다. 들어보겠습니다.

[모 국회의원실 비서 (정치부회의와 통화 / 음성변조) : 의원님이든 뭐 생살여탈권을 쥔 권력 있는 보좌관이든 그런 분들이 '너 내일부터 나오지 마' 해서 면직을 시키면 그냥 끝나는 거예요. 여기는. 전혀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거죠. 사실 여기는 치외법권이라고들 하거든요. 부당함을 얘기한다는 거 자체는 나온다는 걸 다 전제로 하고 얘기를 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누구한테 쟤가 뭐 성추행을 당해서 문제 제기를 해서 이번에 잘렸다, 이런 얘기가 한 번 돌기 시작을 하면, 다른 의원실에 취직을 하기도 너무 어려운 상황이죠.]

이 분은 전화 인터뷰가 끝나고 제게 다시 연락을 해왔습니다. 하나 꼭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고 말했는데요. 지금 국회에서 여성 보좌진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다른 게 아니라, 최근 의원과 남성 보좌관들 사이에서 "다음에는 아예 남자만 뽑자"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거, 더 큰 문제입니다. 그리고 저희 언론이 지켜볼 것입니다. 미투 이전과 이후에 남녀 보좌진의 비율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말입니다.

오늘 이 반장의 발제,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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