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야당] '완전체' 회동…문 대통령-홍준표, 대북관 충돌

입력 2018-03-07 18:56 수정 2018-03-07 22:35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오늘(7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5당 대표가 전부 참여한 영수 회담이 열렸습니다. 대북 특사단의 방북 결과를 놓고 보수 야당과 문재인 대통령이 부분적으로 충돌했는데, 오늘 야당 발제에서는 영수 회담 내용을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린 '완전체' 영수 회담. 오늘은 환담보다는 회의에 초점을 맞추고, '상춘재'가 아니라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오찬 회담이 진행됐습니다. 제가 며칠 전에 발제를 하면서 아슬아슬한 예측을 했었죠.

우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를 할 때 표정이 썩 좋지는 못할 거라고 예측을 했습니다. 결과를 보시죠. 문 대통령이 먼저 손을 내밀고 홍 대표가 악수를 하는데, 살짝 미소를 띠긴 했지만, 다른 대표들과 비교를 하면 표정이 확실히 굳어있는 편이었습니다. 이 예측은 맞았고요.

다음으로 회담 내용입니다. 홍 대표가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우려를 꽤 길게, 그것도 강한 표현으로 전달할 것이라고, 저는 예측을 했습니다. 이 예측도 크게 틀리지 않았습니다. 홍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부터 대북 특사단의 방북 결과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나타냈습니다.

[청와대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 : 마침 대북 특사단이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이 기회를 어떻게 살려나가면 좋을지 우리 대표님들께서 아주 좀 고견들, 많이들 말씀들 해주시고 또 지혜도 이렇게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추미애/더불어민주당 대표 : 아마 초당적인 그런 협력의 분위기 또 국민의 기대 이런 속에서 나오신 거 같은데요. 홍 대표님 먼저 말씀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 사실상 그 북핵 문제를 그 사이에 처리해오면서 한 30년 동안 북한에 참 많이 속았습니다. 그래서 대통령께서 과거에 북한에 속았던 전철은 이번에는 밟지 마시기를 저희들이 부탁드리려고 오늘 왔습니다.]

사실 회담 시작 전에 차담회를 할 때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특히 홍준표 대표가 처음으로 영수 회담에 참석을 해서,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하지만 홍 대표는 문 대통령이 오기 전부터 청와대 인사들과 뼈있는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까칠한 분위기가 그대로 오찬까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홍 대표가 임종석 비서실장을 향해 "'미투' 운동에서 무사해서 다행이다" 이런 농담을 건넸고, 임실장이 "대표님도 무사한데 저도 무사해야죠." 라고 받아치는 일도 있었습니다. 홍 대표는 특유의 직설 화법으로 질문을 쏟아냈다고, 자유한국당 장제원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장 대변인의 브리핑 내용을 토대로 비공개 회담 내용을 재구성해봤습니다. 우선, 대북 특사단의 방북 결과를 놓고, 문 대통령과 홍 대표가 충돌했습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음성대역) : 북한이 불러주는 대로 써온 합의문이 아닙니까. 핵폐기 없는 회담은 무용한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음성대역) : 당연히 우리의 목표는 비핵화죠. 바로 핵폐기가 어려울 수 있는 현실적 문제에서 핵폐기 전단계까지 이런저런 로드맵 거치는 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홍 대표는 또 한·미 관계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문정인 특보를 파면하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음성대역) : 문정인 외교안보특보 당장 파면하십시오. 한미 관계 이간질 시키는 특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음성대역) : 정부 내에 다양한 의견 표출은 큰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분위기가 다소 거칠어지더니, 급기야 회담 말미에는 가벼운 설전도 벌어졌습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음성대역) : 남북 정상회담이 북의 시간 벌기용으로 판명 난다면 정말 어려운 국면이 될 겁니다. 대안이 있습니까.]

[문재인 대통령 (음성대역) : 그렇다면 홍 대표는 무슨 대안이 있습니까.]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음성대역) : 아니, 모든 군사상황, 모든 국제 사회 정보를 총망라한 대통령께서 나한테 물으시면 어떡합니까.]

그러나 문 대통령은 회담을 마칠 때 홍 대표를 다시 초대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홍 대표의 답변은 어땠을까요. 직접 들어보시죠.

[문재인 대통령 (음성대역) : 이런 자리 만들면 또 오실 거죠?]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음성대역) : 한번 보고 올지 말지 결정하겠습니다.]

홍준표 대표가 오늘 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설전까지 벌일 정도로 각을 세운 것은, 지방선거를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사실 '안희정 성폭행'이라는 초대형 변수가 생기면서 야권에 기회가 왔다는 분석이 많았죠. 그래서 어제만 해도 홍 대표는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어제) : 내가 최근에 미투운동이 이제는 우리 당의 최모 의원도 누명을 벗었고 나도 이제 내 누명을 벗었기 때문에 좀 더 가열차게 해가지고 좌파들 좀 더 많이 걸렸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여권에 다소 유리하게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홍 대표는 청와대 회동을 마친 뒤에도 기자들에게 "지방선거용 남북 정상회담"이라고 비판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화해'와 '협력'이라는 키워드로 음악을 골라봤습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어서
이렇게 문득 그대 보고 싶을 땐
우리 사이 너무 멀어요


네, 김민종의 '같은 하늘 아래'입니다. 같은 한반도의 하늘 아래 살고 있는 남북이 모처럼 평화의 전기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의 정치 상황을 보면 어쩌면 남북 관계 만큼이나 어려운 게 여·야 관계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영수회담 분위기가 딱 그랬습니다. 여·야 정치인들도 같은 대한민국의 하늘 아래 살고 있는 만큼, 적어도 안보 문제만큼은 초당적 협력을 하기를 국민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문재인 정부 첫 '완전체' 영수회담…대북관 충돌 > 입니다.

관련기사

문 대통령 "남북정상회담 위해 대북제재 완화할 계획 없다" '비핵화 의지' 밝혔다는 북한, "핵보유 정당" 주장 되풀이 미 국방정보국장 "북한, 핵·미사일 실험 계속할 것" 북 매체, '정상회담·비핵화 관련언급' 침묵…부담스러웠나 힐 차관보 "북, 비핵화보다 핵군축대화 하려는 것으로 보여"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