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영국에 기밀을 넘겼던 전직 러시아 군 정보 기관 출신 스파이와 그의 딸이 영국의 한 쇼핑몰 벤치에서 의식을 잃은 채로 발견됐습니다. 영국 외무장관은 이 사건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고 확인되면 6월에 열리는 러시아 월드컵에 영국이 정상적으로 참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런던에서 김성탁 특파원입니다.
[기자]
나이든 남성과 젊은 여성이 거리를 걸어가는 장면이 CCTV에 찍혔습니다.
이들은 이후 영국 남부 솔즈베리 쇼핑몰 벤치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습니다.
전직 러시아 스파이였던 66살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로 밝혀진 이들은 알려지지 않은 독성물질에 노출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위독한 상태입니다.
[프레아 처치/목격자 : 여자가 남자에게 기대 쓰려져 있었는데 의식이 없는 것 같았고, 남자는 허공을 바라보며 이상한 손동작을 했습니다.]
스크리팔은 러시아 정보기관원들의 신원을 영국 해외담당 정보기관인 MI6에 넘긴 혐의로 기소돼 13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2010년 미국과 러시아의 스파이 맞교환 때 풀려나 영국으로 이주했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앞서 그의 부인과 아들도 교통사고로 숨졌습니다.
[보리스 존슨/영국 외무장관 : 세계 어떤 정부든지 영국 땅에서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려 시도하면 제재나 처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영국으로 망명한 전직 러시아 보안국 요원 리트비넨코가 2006년 방사성 물질 중독으로 숨졌는데 러시아의 소행으로 드러났습니다.
러시아 측은 수사에 협조하겠다며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영국 정부는 월드컵 불참까지 언급하며 배후를 캐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