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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안희정 "정치활동 중단" 사퇴…사실상 성폭행 시인

입력 2018-03-06 18:27 수정 2018-03-06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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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5일) 뉴스룸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을 보도했었죠, 보도 이후 안 지사는 해당 내용을 사실상 시인하고 지사직에서 사퇴했습니다. 민주당은 즉각적으로 안 전 지사를 제명하는 등 후속 조치에 나섰지만, 파장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국회 발제에서는 안희정 전 지사 관련 소식을 집중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오늘 발제는 한 사람의 이름으로 시작하겠습니다. 바로 안희정입니다. 전직 충남도지사이자 지난 대선 당시 유력 대권주자였고, 또 차기 대선 후보군 맨 앞에 이름을 올리던 말그대로 촉망 받는 정치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정치인이 자신의 수행비서를 상대로 지난 8개월 동안 4차례 성폭행을 했고, 또 수시로 성추행을 했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심지어 미투 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2월 말에도 성폭행을 했다고 하는데요.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김지은/충남도 정무비서 (JTBC '뉴스룸' / 어제) : 지사가 최근에 저를 밤에 불러서, '미투'에 대한 얘기를 했습니다. '미투'에 대해서 불안해하는 기색을 보이셨던 거 같은데, 저한테 내가 '미투'를 보면서 그게 '너에게 상처가 되는 건 줄 알게 되었다. 미안하다. 너 그때 괜찮으냐' 그렇게 얘길 해주셨는데 그래서 '오늘은 안 그러시겠구나'라고 생각을 했는데 결국엔 또 그날도 그렇게 하시더라고요.]

김 씨는 안 전 지사에게 여러 차례 거절 의사를 밝혔다고 했습니다. 김 씨는 "저와 지사님은 동등한 관계가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합의에 의한 성관계가 아니라 권력관계에 따른, 위력에 의한 성범죄였다는 주장입니다. 안 전 지사는 김 씨에게 여러 차례 미안하다고 전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놓고도 비판이 나오는데요. 어떤 내용이었을까요.

[김지은/충남도 정무비서 (JTBC '뉴스룸' / 어제) : 이전에는 계속 미안하다고 괜찮냐고…'너를 가져서 미안하다, 너한테 상처 줘서 미안하다, 내가 그러지 말았어야 됐는데 내가 부끄러운 짓을 했다' 늘 그렇게 얘기하셨습니다.]

김 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 폭로의 내용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김 씨는 안 전 지사 말고도 자신을 성추행한 사람이 더 있다고 고발했습니다. 또 안 전 지사가 자신 말고도 또 다른 직원에게도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초 안희정 지사 측은 JTBC 보도 직전까지만 해도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젯밤 보도 이후 안 전 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직접 입장을 밝혔습니다. 결론은 합의가 아니었고, 도지사직을 사퇴하겠다는 거였습니다.

[안희정/전 충남지사 (음성대역) : 저로 인해 고통을 받았을 김지은 씨에게 정말 죄송합니다.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입니다. 오늘부로 도지사 직을 내려놓겠습니다. 일체의 정치 활동도 중단하겠습니다.]

김 씨의 주장을 사실상 인정하는 내용입니다. 사실 어제 오전까지만 해도 안 전 지사는 미투 운동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입장을 밝히면서 "모두 동참하자"고 호소했었습니다.

또 지난해 대선 당시에도 안 전 지사는 여성의 인권을 여러 차례 강조해 유권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안희정/전 충남도지사 (지난해 3월 27일) : 성 불평등한 현장에서 많은 여성의 인권의 그 폭력과 유린에 대해서 우리는 이제 좀 더 높은 수준의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이렇게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의 성범죄 의혹에 더불어민주당은 말 그대로 발칵 뒤집혔습니다. 어젯밤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는데요. 안 전 지사를 즉시 제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당 차원에서는 최고 수준의 징계를 내린 건데요. 추미애 대표가 직접 대국민사과를 하기도 했습니다.

[추미애/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당 대표로서 피해자와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안희정 도지사에 대해서는 출당 및 제명 조치를 밟기로 결정했습니다.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올리겠습니다.]

제가 최고위원회의 직후 한 참석자에게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믿기지 않는다. 사람들이 '미치겠다', '환장하겠다' 이런 격한 반응을 보였다" 면서 "다들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이구동성으로 '최대한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민주당 뿐만이 아닙니다. 현재 안 지사의 페이스북에는 수많은 댓글이 남겨지고 있습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잠깐 들어보겠습니다.

[(음성대역) : 저의 지지가 당신의 권력이 되어 누군가를 압제하는데 쓰였다는 사실에 통탄을 금치 못합니다.]

[(음성대역) : 당신은 어리석은게 아니라 나쁜사람인 겁니다. 아내를 배신하고 가족을 배신했으며 백오십만 당원과 충남도민을 배신했습니다.]

충남경찰은 오늘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안 전 지사의 성범죄 의혹뿐만 아니라 추가 가해자와 피해자에 대한 부분도 수상 대상이 된 겁니다. 참고로 하나 더 말씀드립니다. 지금 일부 누리꾼들이 지금 피해자인 김 씨를 향해 악성 댓글을 남기고 있습니다. 이건 명백한 범죄입니다. 변호사의 얘기를 잠깐 들어보겠습니다.

[윤지영/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정치부회의와 통화) : 명예훼손죄도 성립할 수 있는 거고요, 그런 걸 다 떠나서 모욕적인 언사, 사실 여부를 떠나서 모욕적인 언사를 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사실 범죄가 성립을 하는 거죠.]

김 씨는 어젯밤 인터뷰 말미에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국민들이 지켜달라"고 말입니다. 이 반장이 준비한 발제,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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