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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에 미투 증언까지'…국회 "올 게 왔다" 뒤숭숭

입력 2018-03-06 10:59

인맥 중요한 특성상 피해 밝히기 어려워…내부선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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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맥 중요한 특성상 피해 밝히기 어려워…내부선 '부글부글'

'안희정에 미투 증언까지'…국회 "올 게 왔다" 뒤숭숭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의혹에다 국회에서도 보좌진의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가 터져 나오면서 여의도 정치권이 숨을 죽이고 있다.

그간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는 미투 물결에서 사실상 한발 비켜서 있던 국회에서 '실명 미투'가 나오자 내부에서는 곪을 대로 곪은 상처가 결국 터졌다는 반응이다.

평판 조회를 통해 자리를 옮기고 언제든 잘릴 수 있는 보좌진의 불안정한 신분 때문에 억눌려있던 피해사례들이 결국 폭발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위계질서가 심한 국회 특성상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이런 사례들이 더 있을 것이고, 이 기회에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회 모 의원실에 근무하는 한 비서관은 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회는 인맥이 중요하고 보좌관들이 특정인을 찍어서 일 못 한다고 하면 다시는 다른 방(의원실)으로도 옮기기 힘든 구조"라며 "주변에서도 성폭력 피해를 당해서 울면서 상담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밖으로 표출하기는 쉽지 않은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비서관은 "일부 질 나쁜 보좌관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인턴이나 어린 비서들에게 일을 가르쳐 준다면서 술자리를 데리고 다니거나 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고, 취업에 목말라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보좌진 취업을 시켜주겠다며 성희롱을 일삼는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실제 국회 직원 페이스북 페이지인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는 최근 들어 미투 관련 글이 심심찮게 올라왔다.

이달 초 한 접속자는 익명으로 몇 년 전 모 비서관에게 성폭행을 당했지만, 가해자의 인맥과 영향력이 두려웠고 신원이 밝혀질까 봐 신고하지 못했다는 글을 올렸다.

지난달 중순에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의원님이 미투를 응원할 줄이야. 일상에서는 성차별적인 발언, 술자리에서는 성희롱 발언을 아무 생각 없이 내뱉던 의원님의 입이 아직 제 눈에 선하네요"라는 익명 글도 올라왔다.

또 "미투 운동 정치권에서 응원하는 것 보면 남 눈의 티끌을 욕하기 전에 제 눈의 들보부터 뽑으라고 말하고 싶다"며 "국회 내에서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손버릇 더럽기로 유명한 사람 몇몇 아직 국회 잘 다니고 있더라고요. 영감(의원)들 중에 자기 방에서 성추행 일어났다는 거 뻔히 알면서도 피해자를 내보내고 가해자는 계속 두고 있는 사람도 있고 말이죠"라는 글도 올라와 '부글부글'하고 있는 국회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그러나 이런 글들은 모두 익명에 기대고 있다.

인맥으로 취업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 국회 특성상 피해를 봐도 생계를 우려해 이를 그대로 밝히기는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여의도 옆 대나무 숲'에 올라온 "미투 운동이 한창인데 왜 여의도 국회는 조용할까요. 이 동네가 정말 깨끗하고 누구보다 젠더 감수성이 높고 정의롭기 때문일까. 다 아시지 않나요. 여기도 파보면 피해자가 수두룩할 텐데 유독 조용한 그 이유"라는 글은 이런 현실을 비꼰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이날 당 젠더폭력대책 태스크포스(TF)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고위직급은 남자가 많고 낮은 직급은 여성이 많은 데다 고용이 불안정한 국회는 성추행, 성폭행이 일어나기 쉬운 조건"이라며 "두고 봐야 알겠지만, 더 나오지 않겠느냐. 국회에 인권위를 둬서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한 초선의원은 통화에서 "그동안 이런 문제들이 너무 그냥 넘어가고 했던 부분이라 한번 정확하게 청산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정치권이라는 부분은 피해가 있어도 얘기하지 못하는 그런 업무상의 특수관계들이 있지 않냐"며 "보좌진이나 당직자를 대상으로 피해 사실이 있는지 전수조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보고, 그런 것을 진행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내부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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