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국회] "부끄러운 짓 안 했다" 고은, 외신 통해 성추행 부인

입력 2018-03-05 18:37 수정 2018-03-05 18:39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미투 관련 속보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5일) 오전에는 연극연출가 이윤택 씨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이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피해자들은 물론 변호인과 인권 활동가 등 다양한 사람이 모여 미투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또 문화예술계를 넘어서 초중고등학교에서의 성폭력을 고발하는 '스쿨미투' 운동도 시작됐다고 합니다. 오늘 국회 발제에서는 미투 운동 속보를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네, 오늘도 미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은 연극연출가 이윤택 감독에게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이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피해 당사자들과 변호인 등이 한 자리에 모두 모였는데요. 기자회견의 공식 명칭은 '미투 그 이후, 피해자가 말하다'였습니다. 먼저 발언을 잠깐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홍선주/극단 '끼리프로젝트' 대표 : 왜 이제까지 말하지 않았냐고 묻지 마시고 이제라도 말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해주셨으면 좋겠고요, 주목받고 싶었냐고 묻지 마십시오. 이런 일로 주목받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이 감독을 둘러싼 성폭력 의혹은 정말 심각하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입니다. 단원을 여관방으로 불러 안마를 강요했고, 또 각종 성추행과 성폭행 폭로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이 감독은 지난달 19일, 사과를 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진정성 없는 면피성 사과란 말이 뒤따랐죠. 치밀하게 리허설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다시 한번 보시겠습니다.

[이윤택/연출가 (지난달 19일) :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정말 부끄럽고 참담합니다. 제 죄에 대해서 법적 책임을 포함하여 그 어떤 벌도 달게 받겠습니다. 다시 한 번 피해 당사자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조금 전에 들어온 속보도 하나 전해드리겠습니다. 경찰이 이 감독에 대해 출국금지를 요청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를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공소시효가 지났어도 새로운 사실이 나올 수도 있고 또한 다른 법률을 적용할 여지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경찰이 어떻게 수사를 할 것인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고요.

이렇게 미투 운동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주말 문재인 대통령도 다시 한 번 지지 입장을 밝혔습니다. 어제 한국여성대회를 맞아 축사를 보내면서 밝힌 내용인데요.

문 대통령은 "최근 우리 사회는 미투 운동과 함께 중요한 변화의 한 가운데에 있다"며 "미투 운동은 우리 사회를 성평등과 여성인권이 실현되는 사회, 나아가 모두가 존엄한 사회로 나가자고 이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성평등이 모든 평등의 출발"이란 말도 남겼는데요. 대통령이 직접 두 차례에 걸쳐 이렇게 입장을 밝혔다는 건, 그만큼 국가 차원에서도 매우 진지하게 이번 일을 바라보고 있다는 취지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제 한국여성대회의 모습도 좀 소개를 해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지금 보시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미투'와 '위드유'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였습니다. 무대 위에 오른 피해자들은 저마다의 가슴 아픈 기억을 꺼냈는데요. 잠깐 보시겠습니다.

[남정숙/전 성균관대학교 교수 (어제) : 저는 30년 동안 문화예술계에 전문가로서 일을 해왔는데요, 너무나 많은 일하면서 성폭력을 당했습니다. 미투는 여러분, 권력형 성폭력입니다. 권력자가 반드시 있습니다. 권력을 가지고 여성을 압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희가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움직임이 있었는데요. 이른바 '스쿨미투'입니다. 초중고등학교에서의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건데요.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한 누리꾼은 "교무실 청소를 맡아 설거지하고 있을 때면 학생부장 선생님이 뒤에서 안거나, 어깨동무하며 가슴을 툭툭 만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늦은 시간에 전화해 '오빠 사랑해'라는 말을 하지 않으면 전화를 끊지 않겠다고 했던 고등학교 1학년 담임 선생님을 고발합니다"란 글을 올렸습니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다고 하는데, 스승이란 말을 붙이기가 참 민망할 정도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입니다.

교육부는 지난달 27일 교내 성폭력을 없애겠다며 TF를 꾸렸습니다. 성폭력을 저지른 교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다는 게 핵심입니다만, 실효성이 얼마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의 목소리가 나오는 게 현실입니다. 실제 교원의 성비위 징계 현황을 보면요. 2014년 44명, 2015년 97명, 2016년 135명으로 매년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교육부는 매번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고 있는데, 수치만 보면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고 있는 셈입니다.

저희 < 정치부회의 >는 미투 관련 소식을 다양하게 전하면서도 반론권 역시 철저하게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합니다. 고은 시인이 지난 주말 자신에게 제기된 여러 성폭력 의혹에 대해 해명을 내놨습니다. 고 시인은 "최근 불거진 혐의에 내 이름이 포함된 걸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과거 행실이 야기했을지 모를 의도치 않은 상처들에 대해 이미 사과의 뜻을 표한 바 있지만, 일부 여성들이 나에 대해 제기한 습관적 성폭력 의혹에 대해선 단호히 부정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내 자신이나 아내에게 부끄러울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 지금 시점에서 말할 수 있는 건, 내가 인간으로서 그리고 시인으로서 명예를 지키며 앞으로도 계속 집필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요약하면, 나는 떳떳하고 당당하다, 그러므로 시를 계속 쓰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바로 이 해명을 국내 언론을 통해 알린 게 아닙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영국에서 고은 시인의 출판을 맡고 있는 한 출판사로부터 내용을 전달 받아 보도한 건데요. 국내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는 고 시인이 굳이 해외 출판사를 통해 해명을 한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참고로 고 시인의 성폭력을 처음 고발했던 최영미 시인은 이 소식이 전해진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없었던 일을 날조해 글을 쓰지 않았다"며 "나중에 문화예술계 성폭력을 조사하는 공식 기구가 출범하면 나가서 상세히 밝히겠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오늘 이 반장이 준비한 집중발제는 여기까지입니다.

관련기사

"충북 기초자치단체장 예비후보도 성추행" 미투 폭로 경찰 "이윤택 사건, 2013년 친고죄 폐지 전 범행도 처벌 가능" '미투' 경찰 피해조서 작성시 '가명' 적극 활용 …2차 피해 방지 고은, 한 달만에 외신 통해 '성추행 부인'…최영미 반박 문 대통령 "용기있는 '미투' 경의…분명한 변화 만들겠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