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폭설로 인한 사고도 잇따랐습니다. 한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은 40년 간의 교직 생활을 마치고 퇴임하는 날, 눈길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마지막 날에도 전지훈련 하는 학생들을 격려하고 오는 길이었습니다.
조승현 기자입니다.
[기자]
눈 밭에 멈춰 선 승용차에서 뿌연 연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어제(28일) 오후 3시쯤, 강원도 태백에서 승용차가 눈길에 미끄러져 중앙선을 넘었습니다.
마주오던 25톤 트럭과 충돌한 차량은 도로 옆 밭으로 추락했습니다
밭으로 떨어진 뒤 불까지 난 차량 안에서 운전자가 숨진 채 발견됐는데요.
인근 초등학교 교장 김모 씨로 확인됐습니다.
마침 이 날은 김 씨가 정년퇴임하는 날이었습니다.
40년 교직생활을 마무리하는 날, 김 씨는 퇴임식 대신 충북 제천에 출장을 자청했습니다.
전지훈련중인 학교 배구부를 격려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사고 2시간 전까지 함께 점심을 먹은 코치와 학생들은 이별을 전혀 예감하지 못했습니다.
[배구부 코치 : 별다른 이야기는 없으셨어요. 점심 맛있게 드시고 '나중에 봅시다' 하고 출발하셨는데…]
평교사 시절 직접 감독을 맡기도 했던 김 씨는 배구부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습니다.
[학교 관계자 : 교원으로서 최선을 다하셨던 것 같고 또 유달리 배구는 많이 사랑하셨고 열정도 있으셨고…]
가족들은 아직 퇴임 축하도 못했다며 말을 잇지 못합니다.
[숨진 김씨 아들 : 내일, 3월 2일에 형 집에서 다 모여서… (퇴직 기념 명패도 드리려고 했고…)]
하지만 퇴임 후로 미뤘던 가족들과의 단란한 시간은 영영 기약할 수 없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