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28일) 2월 임시국회가 마무리가 됐는데, 끝내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오는 5일에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기로 했지만, 오늘도 여야 갈등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야당 발제에서는 여야 갈등 상황을 짚어보고, 또 구설에 오른 송영무 국방장관의 발언도 자세히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자]
[정세균/국회의장 (어제) : 의장의 부덕의 소치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참으로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입니다. 국민 여러분들을 뵙기도 그렇고, 또 전국의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예비후보자들을 대할 면목이 참으로 없습니다.]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2월 임시국회. 결국 국회의장의 사과로 씁쓸하게 막을 내렸습니다. 어제 통과된 법안이 78건인데, 결국 선거구 획정안은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오는 5일에 원포인트 국회를 열어서 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국회. 국민들 입장에서는 얼마든지 비판해도 마땅한 상황이죠. 그런데 법안 처리만 등한시 한 것이 아닙니다. 어제 본회의에서는 긴급현안질의가 있었는데 여야가 서로 삿대질을 하는 풍경을 또 지켜봐야 했습니다.
역시 야당 의원들의 집중 타깃이 된 것은 바로 송영무 국방장관의 입이었습니다. 송 장관은 국회에 나올 때마다 구설에 올라서 여당 의원들이 조마조마할 때가 많은데 어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자, '송영무의 구설'. 테마별로 정리를 해봤습니다. 우선, 김영철 방남 논란에 대한 입장입니다.
[이언주/바른미래당 의원 (어제) : 어쨌든 김영철이 정찰총국의 총국장이었고 천안함 폭침의 책임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어야 된다, 라고 생각을 하고요. 저는 이것이 군 입장에서는 보면]
[송영무/국방부 장관 (어제) : (굉장한 모욕이 될 수 있다, 라고 생각합니다.) 군의 입장에서는 불쾌한 사항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승적 차원에서 결정한 김영철 방남 자체가 불쾌하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죠. 당장 여당 내부에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송영무의 구설, 그 두 번째 테마는 '주적' 논란입니다.
[김도읍/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주적이 어딥니까? (제가 여기서 그런 것을 단언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좀 어렵습니다.)]
[송영무/국방부 장관 (어제) : 그것을 한 쪽으로 정의하기는 장관으로서 어렵다 하는 말씀입니다.]
이번에는 야당 의원들이 술렁였습니다. "국방장관이 주적이 누군지 대답하는 것도 주저하느냐", 이런 비판이었죠. 그래서 김도읍 의원이 집요하게 캐묻습니다. 그랬더니 "답변하기 어렵다"며 버티던 송 장관이 또 슬그머니 대답을 내놓습니다.
[김도읍/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대한민국 국가와 국민을 유린하고 침략한 곳이 어딥니까? (6·25 전쟁이라든가 그 외 도발하는 곳은 북한입니다.)]
[송영무/국방부 장관 (어제) : (그래서 대한민국 주적이 어딥니까, 군사적으로.) 군사적으로 꼭 주적이다 아니다 하는 것은, 적은 북한이 맞습니다.]
마지막 테마를 볼까요. 이른바 '그 사람' 논란입니다. 송 장관은 문정인 대통령 안보특보를 향해서 "그 사람"이라고 지칭하면서 존칭을 붙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여권에서는 또 다시 불만이 터져나왔는데요. 직접 보시죠.
[정진석/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는 27일 날 이렇게 얘기했어요. 한·미 합동 군사훈련이 4월 첫 주에 재개될 것이다.]
[송영무/국방부 장관 (어제) : 그 사람은 그런 얘기를 했을지는 몰라도 그런 걸 결정하는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송 장관이 문정인 특보에 대해 불쾌한 기색을 나타낸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지난해 9월에는 "상대해선 안 될 사람"이란 표현까지 했습니다.
[송영무/국방부 장관 (2017년 9월 18일) : 문정인 교수에 대한 얘기는 워낙 자유분방한 사람이기 때문에 '아, 저 사람하고는 상대해서는 될 사람이 아니구나'. 그분은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것 같은 느낌이지 안보특보라든가 정책특보 사람 같지 않아서 좀 개탄스럽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낙연 국무총리는 송 장관과는 상반된 답변 태도를 보여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야당 의원들이 맹공을 퍼붓자, 특유의 화법으로 정면으로 맞서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은재/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그래서 김영철을 이번에 데리고 온 거죠? (데리고 오다니요?)]
[이낙연/국무총리 (어제) : (그거, 그거 아닙니까?) 아니죠. 네, 그것은 아니고요.]
[이은재/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천안함 폭침의 주범인 김영철이 국빈 대접을 받으면서 평창올림픽 폐막식에 축하사절로 참관하는 성격이 똑같습니까?]
[이낙연/국무총리 (어제) : 어느 게 더 위중할까요, 군사적으로? 그것이 그렇게 다르시다면 아시안게임 때 김영철보다 더 높은 사람이 왔을 때는 왜 환영을 하고 대화를 했는가요?]
[이은재/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호텔 스위트룸으로 몰려가서 상전 모시듯이 김영철을 알현한 것에 대해서, 국민들의 비판에 대해서 지금 대단합니다. 무슨 돈으로 지출했습니까, 도대체. 그 스위트룸을 그 살인범에게!]
[이낙연/국무총리 (어제) : 그 비용은 모두 우리 땅에 떨어진 돈입니다. 북한한테 돌아간 돈은 없고요.]
오늘은 끝내 책무를 다 하지 못한 국회에 띄우는 음악입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혹시나가 역시나지
니가 역시 그렇지 뭐
널 믿은 내가 바보지
네, 박진유의 '혹시나 역시나'입니다. 우리 국회, 참 안 바뀝니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습니다. 어제가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이었는데 끝내 '선거구 획정안'은 통과시키지 못했습니다. 국회의장이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다짐했지만, 너무 자주 속은 탓에 이제는 혹시나, 하는 마음도 잘 생기지 않는다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선거구 획정안 끝내 무산…5일 '원포인트' 본회의' >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