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제 마음만 받겠습니다." 늘 유쾌해서 '흥유라'로 불렸지요. 아이스댄스 민유라 선수가 오늘(27일) 내놓은 말입니다. 돈이 충분하지 않아서 후원금을 모아 올림픽에 섰는데 도리어 후원금이 폭주하자 정중하게 사양한 것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게을러질까봐 걱정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박진규 기자입니다.
[기자]
'홀로 아리랑' 음악에 맞춰 한복을 입고 연기를 펼친 민유라와 겜린.
한국을 잘 모르는 재미동포와 귀화선수가 한국을 알리기 위해 특별한 선택을 했습니다.
돈이 충분치 못해 훈련 비용 등 올림픽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던 두 선수.
이 연기를 펼칠 때만 해도 후원금 펀드에 모인 돈은 600만 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놀라운 반전이 시작됐습니다.
의상 끈이 풀리는 사고에도 의연하게 경기를 하며 늘 웃음을 잃지 않던 민유라는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 유쾌한 도전으로 눈길을 모았습니다.
더구나 올림픽을 위해 강아지를 돌보는 아르바이트까지 했다는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민유라/아이스댄스 국가대표 (JTBC '뉴스룸'/지난 21일) : 강아지 한 마리만 돌보면 조금 그렇지만, 한 다섯 마리쯤 하면 (돈이) 많이 되거든요. 집에는 정신이 좀 없지만, 그래도…]
후원금은 일주일 만에 1억 원 넘게 몰렸습니다.
이젠 편하게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을 정도로 후원금이 쌓였는데, 민유라는 이번엔 흥을 자제했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게을러질 수 있다, 부모님이 걱정하신다"며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마음으로만 받겠다"고 밝힌 것입니다.
민유라와 겜린은 4년 뒤 베이징 올림픽을 기약하고 미국으로 출국했습니다.
(※ 평창올림픽 저작권 관계로 서비스하지 않는 영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