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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미투 촉발' 안태근, 폭로 28일 만에 검찰 소환 조사

입력 2018-02-26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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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말 내내 문화예술계 인사들에 대한 성추문 폭로와 사과, 부인이 줄을 이었습니다. 심지어 어떤 배우는요, 구체적인 폭로가 나오기 전에 과거 성추행 전력을 스스로 고백하기도 했죠. 정말 혼란스럽습니다. 그런 가운데 오늘(26일) 오전에는 국내의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장본인인 안태근 전 검사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소환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오늘 양 반장 발제에서는 관련 소식을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안태근씨가 대한민국 미투운동에 불을 지폈다, 촉발시켰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오늘 안태근씨의 검찰 소환을 다룬 각 언론사 기사 제목을 제가 쭉 훑어보았는데, 역시 그런 점을 강조하고 있더군요. 개인적으로 제가 꼽은 최고의 제목은 바로 KBS 제목이었는데요. < 미투의 시발…드디어 모습 드러낸 '피의자' 안태근 >, 미투의 시…약간 다중적 의미가 깔린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서지현 검사가 < 뉴스룸 >에 출연해 성추행 사실을 맨처음 폭로한 게 1월 29일 밤이었습니다. 정확히 28일 만에 검찰에 소환된 건데요. 무슨 할말이 있을까 싶긴 합니다만 그래도 얘기 한번 들어보죠.

[안태근/전 검사 : (직권 남용 및 인사 의혹 인정하십니까?) (한 달 만에 소환됐는데 피해자와 국민들께 한마디 해주시죠.) (표적 사무 감사했다는 언론 보도 나왔는데 한 말씀만 해주시죠.)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문화예술계 미투 상황도 정리 해 보겠습니다. 먼저 배우 조재현씨입니다. 역시 사실이었습니다. 지난 토요일에는 조재현씨에게 피해를 입었다는 한 여성의 인터뷰가 공개되기도 했죠. 그런데 정말 충격적인 것은, 이 인터뷰 기사를 쓴 기자한테 조재현씨가 전화를 걸었다는 겁니다. 이렇게 말이죠.

[조재현/배우 (음성대역) : 기자님, 저는 정말 기억이 안 납니다. 혹시 그 인터뷰한 여자분이 홍길순 씨인가요? (그 사람 아닙니다. 그리고 알아도 말씀드릴 순 없죠.) 그럼 누굽니까? 조금이라도 알려주세요.]

무려 '그 피해자 누군지 알려달라'하는 전화를 다섯 번이나 걸었다는 것입니다. 아니 그걸 알면 어쩌려고요? 결국 토요일 밤, 온 나라가 이승훈, 김보름 선수의 매스스타트 메달 획득 소식에 환호하고 있을 때, 슬그머니 사과문을 올린 겁니다. 제가 사과문을 읽어보았더니 그래도 사과문은 조금 솔직하게 쓰려고는 했더군요. "사실과 다른 내용의 추측성 기사도 일부 있길래 얄팍한 희망을 갖고 버텼다"고. 하지만 사과문 게재 이후에도 추가 폭로 또 나왔습니다. 그것은 들어가서 더 알아보죠.

다음입니다. 탤런트 겸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인 최일화씨입니다. 최 씨는 약간 뜬금 없었습니다. 아무도 자신을 주목하고 있지 않았는데, 본인이 어제 한 매체와 인터뷰를 하더니 뜬금없이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면서 자진신고를 한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누군가에 의해서 성추행 사실이 폭로돼서 퇴장하는 것보다는 뭔가 반성하는 듯하게 먼저 고백을 하면 그 파장을 좀 줄일 수 있겠다 생각하고 이랬던 게 아니냐, 하는 분석을 하더군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최일화씨, 성추행이 아닌 성폭행을 했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보시죠. "극단 신시에서 연극 '애니깽'할 때, 성폭행하고 강제로 여관에 끌고 가려해서 소리지르며 저항하니까, 얼굴을 주먹으로 폭행해서 쓰러지게 했다" 세상에 이게 25년 전에 벌어졌다는 일이라는데 이분은 지금 유방암 투병 중이랍니다. 죽기 전에 직접 사과를 받고 싶어서 극단을 찾아간 적도 있었다고 하더군요. 최일화씨가 왜,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는데 먼저 손들고 자백을 했는지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신인 여배우에게 노골적인 '성상납' 요구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던 영화 '흥부'의 감독, 또 피해자들에게 이렇게 사과문자 보내면서 그거 일일이 쓰는 것도 귀찮았는지 복사-붙여넣기 했다는 조근현 감독 추가 폭로입니다. 역시 비슷합니다. 오피스텔로 불렀고, "남자친구 있냐? 경험 있냐? 누구는 나한테 뭐해줘서 내가 작품해 줬다, 너도 가능하겠냐?" 또 음료수를 권해서 마시라고 줬더니 그게 또 술이더라는 거죠. 못마신다는 데도 계속 술을 권하고. 이 신인 배우가 "약속있다"는 핑계를 대고 자리 뜨니까, "아유 엉덩이도 예쁘네, 다리도 예쁘네" 이 배우가 말하길 "이 조감독 뇌속에는 '잠자리'뿐인 것 같더라"고 이런 얘기까지 했다지 뭡니까. 

조민기 씨. 정말 조민기씨 멘탈은 갑입니다. 이 정도 갑일 줄은 몰랐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래도 폭로가 있고서 며칠 안에 다 사과문을 내고 반성하는 척이라도 했는데 이 사람은 아직도 묵묵부답입니다. 폭로는 주말 사이에도 쏟아졌죠. 청주대 출신 현직 남성 배우의 증언입니다. 수업 중에 여학생들도 다 있는데 어떤 남학생한테 성기 크기가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공개망신을 줬다는 것입니다. 오늘 충북지방경찰서가 조민기씨 피의자로 소환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또 며칠 전까지만 해도 그를 두둔했던 소속사는 계약해지를 결정했다고 하네요.

마지막으로, 오달수씨입니다. 역시 성추문 폭로가 있었죠. 그런데 오늘 오전에 입장문을 냈습니다. "결코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습니다. 폭로를 접하고 1990년대 초반의 삶을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졌고, 그렇게 차분히 스스로를 돌이켜 보았지만, 나는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없더라는 겁니다. 처음 폭로가 나온 게 일주일 전이었습니다. 20년 전을 반추하는 데 일주일이 걸렸다, 20년 전의 일을 기억하는데 일주일이 걸렸다…글쎄요. 아무튼 알겠습니다.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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