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향에 갈 수 없는 실향민들은 오늘(16일) 같은 설을 수십 번 겪었겠죠. 가물가물해지는 고향의 모습을 재현할 수 있는 기술이 생겼습니다. 탈북자 출신들이 개발했다고 합니다.
박현주 기자입니다.
[기자]
김성보 할아버지는 70년 전 떠나야 했던 고향, 평안북도 천마군을 기억 속에서 더듬고 또 더듬습니다.
그래도 잊혀질까, 우체국과 양조장, 그리고 공원으로 이어지던 골목들을 비뚤비뚤 그림으로도 그려놨습니다.
[김성보/실향민 : 모든 가족들이 모이고 고향으로 몰려가는 것을 보면 제 심정은 고향이 더 그리워지죠. 가지 못하는, 두고 온 고향, 두고 온 집, 언젠가는 돌아갈 고향인데…]
이런 그리움을 다소나마 덜어줄 길이 열렸습니다.
탈북자 출신 석·박사들이 위성지도를 활용해 실향민들의 예전 고향 마을을 사진과 3D조형물로 재현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 입니다.
우선 일제강점기 당시 주소를 구글 위성지도가 인식할 수 있는 좌표로 전환합니다.
여기에 실향민의 증언과 국가기록원의 지적도 등을 덧입히면 고향집과 마을의 사진은 물론 모형까지 실물과 가깝게 제작이 가능합니다.
[김병삼/실향민 : (모형을 보니까) 기억나는 게 많지. 조상님들이 다 거기에 묻혀 있는데, 당연히 감회가 새롭지…]
하지만 모형을 쓰다듬어도 끝내 풀리지 않는 고향에 대한 갈증 앞에서 실향민들은 더 늦기 전에 고향 땅을 직접 밟아볼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