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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패가 뭐가 중요한가요"…모두가 뭉클했던 관동하키센터

입력 2018-02-10 23:32 수정 2018-02-10 23:33

"젊은 세대가 힘 모아 통일 소원 이뤄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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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가 힘 모아 통일 소원 이뤄지길"

"승패가 뭐가 중요한가요"…모두가 뭉클했던 관동하키센터

한국전쟁 참전 용사인 아버지를 모시고 온 50대 여성도, 그저 '흔치 않은 볼거리'여서 왔다는 연인들도,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결성에 여전히 반대한다는 청년도 단일팀의 첫 경기를 보며 뭉클한 감정을 느꼈다고 했다.

단일팀은 10일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스위스와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0-8로 완패했다.

그러나 아무도 불만 어린 시선으로 링크를 내려다보지 않았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남북 선수들을 향한 응원 소리가 이어졌다.

한국전쟁 참전 용사인 구순 아버지를 모시고 경기 하남에서 온 박순옥(54·여)씨는 수호랑과 반다비 인형을 양손에 들고 흔들며 소녀처럼 즐거워했다. 점수 차가 점점 벌어져도 남북 낭자들을 향한 박씨의 응원은 멈출 줄을 몰랐다.

박씨는 "아버님이 생전 통일되는 것을 기다려오셨는데, 남과 북이 함께 올림픽에서 경기하는 모습이라도 보여드려야 할 것 같아 경기장에 왔다"면서 "가슴이 뭉클하고 보기 좋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질 걸 예상하고 왔기 때문에 골을 먹어도 아무렇지 않다. 오히려 계속 열심히 뛰어주는 남북 선수들이 더 예뻐 보인다"면서 "저 젊은 세대가 힘을 모아서 통일이라는 소원을 이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남동생, 어머니와 함께 왔다는 정모(17)양은 "남북이 한팀이 돼 올림픽에서 뛰는 경기를 볼 기회가 또 올까 싶다"면서 "이 경기를 볼 수 있어서 떨린다"고 말했다.

정양은 "승패는 전혀 중요하지 않고, 단일팀이 된 순간 이미 이겼다고 생각한다"면서 "북한과 함께하는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더 평화로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결혼을 약속한 조진영(25·여)씨와 손을 꼭 잡고 관전하던 노우석(30)씨는 "솔직히 쉽게 보기 힘든 경기라고 생각해서 왔지 단일팀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는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남북 선수들이 강팀에게 크게 밀리면서도 한팀이 돼 온 힘을 다해 뛰는 모습을 보니 감동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단일팀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쭉 개선돼 우리가 낳을 아이는 전쟁 걱정 없는 평화로운 나라에서 살게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단일팀에 여전히 부정적인 관중도 있었다.

단일팀 추진 소식이 전해지기 전 티켓을 사 친구들과 함께 경기장에 왔다는 신모(31)씨는 "개회식 공동입장만 해도 박수받을 업적인데 왜 그렇게 급하게 단일팀을 추진해야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남북이 함께 세계인들 앞에서 플레이한다는 것 자체는 감동적이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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