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9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한 북측 고위급 대표단, 평창으로 이동하기 전 VIP 접견실에서 20여분간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대표단장인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단원인 김여정 제1부부장이 서로 자리를 양보하면서 서로를 깍듯이 예우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실세인 김여정의 존재감이 자연스럽게 드러났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이희정 기자입니다.
[기자]
접견실에 들어선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의자 앞에서 잠시 머뭇거리다가 김여정 제1부부장에게 손짓을 합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맞은편 자리인 상석에 먼저 앉으라고 권한 겁니다.
그러자 김여정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김 위원장에게 먼저 앉으시라며 사양합니다.
결국 상석에 단장인 김 위원장이 앉았고, 그 앞에 조 장관이 착석했습니다.
나이로만 봐도 구순인 김 위원장이 손녀뻘인 김여정에게 자리를 양보한 것인데 김여정이 이번 대표단의 '실세'라는 점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양측은 날씨 이야기로 분위기를 풀어나갔습니다.
[지금 대기 온도가 몇 도나 되나. (15도?) 평창 15도? (많이 풀렸습니다.) 15도면 평양 기온하고 별반 차이 없네…]
김 위원장은 바깥 기온을 물은 건데 조 장관이 실내온도로 답했다가 '추위가 많이 풀렸다'고 대화를 이어나간 것 입니다.
[조명균/통일부 장관 : 북측에서 이렇게 귀한 손님들이 오신다고 하니까 날씨도 거기 맞춰서 이렇게 따뜻하게 변한 것 같습니다.]
[김영남/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 예전에도 우리 동양 예의지국으로서 알려져 있는 그런 나라임을, 이것도 우리 민족의 긍지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김여정은 시종일관 밝은 미소를 띠며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공개석상에서는 말없이 듣기만 했지만 우리측 대표단에 감사하다는 인사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