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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쏘는 정치] 박근혜 정권 '블랙리스트'로 찍힌 영화들

입력 2018-02-07 19:09 수정 2018-02-07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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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동정범' 2018
영화 '자백' 2016
영화 '귀향' 2016

[강지영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 강지영입니다. 다정회 가족들은 이 영화 보고 어떤 공통점을 발견하셨나요? 화제를 모은 독립영화? 상받은 영화? 아마 이런 생각들을 하셨을텐데 틀린 답은 아닙니다만 이 영화들은 박근혜 정부에서 블랙리스트로 오른 영화들입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가 어제(6일) 영진위 지원사업에서 배제된 독립영화가 17편이었다고 발표했는데요, 청와대, 문체부, 국정원, 그리고 영진위가 특정 영화 지원을 막는 데 한 몸이 돼서 움직였습니다.

청와대가 문제영화를 배제하라고 지침을 문체부에 하달하면 문체부가 이것을 영진위에 전하고 영진위는 문제영화를 선별해서 국정원과 문체부에 보고하고 국정원이 작품을 검증해서 영진위에 통보하는 식으로 처리됐는데요. 세월호, 밀양송전탑, 용산참사 등의 사건을 다루거나 정권 비판적인 내용이 담겼다는 이유였습니다. 실제로 이런 내용들이 대통령이 주재하는 수석비서관회의나 김기춘 비서실장이 주재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다뤄졌습니다.  그런데도 박근혜 전 대통령, 문화예술인을 위한 좋은 환경 조성에 힘쓰겠다고 자주 말했습니다.

[박근혜/전 대통령 (2015년 1월 6일) : 문화예술인 여러분들이 창작 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을 더 확대해 나가고 또 중요한 것이 공정한 창작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점에도 각별하게 앞으로 더욱 신경을 쓰고 노력해나가겠습니다.]

지원배제의 방법도 다양했습니다. 최근 개봉돼서 관심을 모은 영화 < 공동정범 >. 용산참사 사건을 다룬 영화인데요. 용산참사를 다룬 또 다른 영화 < 두 개의 문 > 이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그 영화에 이어 < 두 개의 문 스핀오프 > 라는 제목을 붙였는데요. 2015년, 심사위원들이 서류심사에서 낮은 점수를 주는 방식으로 지원을 배제시켰습니다. 이 영화,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에야 개봉을 하게 됐습니다.

경찰이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팀을 꾸렸다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용산참사도 포함돼 있죠. 이른바 공동정범으로 감옥까지 갔던 철거민들은 풀려나왔지만 영화는 그날의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누가 진짜 공동정범인지 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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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시의 경찰의 공권력 집행이
광범위하게 만연해 있었던 것은
빨리빨리 개발해서 이익을 나눠 갖고
거기에 대한 광범위한 동의가 있었기 때문이겠죠

'진짜' 공동정범은 누구인가

- 영화 '공동점범'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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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정권에 비판적인 영화뿐 아니라 위안부를 다뤘다는 이유로 배제된 영화도 있었습니다. 바로 < 귀향 > 인데요. 영진위는 영화 귀향 개봉과 관련해서 인디플러스 등 정부 산하 영화관에서 상영을 금지하고 일반극장 개봉관 확보도 최소화 하도록 지시했다고 합니다.

오늘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로 찍힌 영화를 만든 감독과 제작자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공동정범을 공동연출한 김일란 감독은 지원 배제는 인권침해이며 국가 폭력이라고 규정짓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습니다.

매카시즘 광풍이 불었던 시절을 다룬 영화 < 트럼보 > 에서 블랙리스트로 찍혀 가명으로 시나리오를 썼던 작가 달튼 트럼보는 시상식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영웅이나 악당은 없었고 희생자들만 있었을 뿐이다" 정권에 비판적인 영화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찍힌 영화인들의 희생, 어떻게 보상할 수 있을까요? 더 이상 블랙리스트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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