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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서도 '미투'…최영미 시인 "성추행 피해, 구조적 문제"

입력 2018-02-07 08:25 수정 2018-02-0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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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단 내 성폭력 문제를 비판하면서 지난해 말 발표한 시가 최근 확산되고 있는 미투 운동과 함께 다시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최영미 시인 어제(6일) JTBC 뉴스룸에 나와서 입장을 밝혔는데요. 성폭력을 묵인하는 분위기, 그리고 이를 거절했을 때 해당 작가에게 가해지는 불이익. 문단의 구조적인 문제를 말했습니다.

김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최영미 시인이 '괴물'이란 제목으로 한 문예지에 발표한 시입니다.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

이렇게 1인칭으로 시작된 시는 자신이 겪은 성추행 피해담에 이어 몇 년 뒤 가해자가 또 다른 이에게 성추행을 저지르는 걸 목격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이 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하지만 최 시인은 JTBC와 인터뷰에서 "예술 창작을 한 것 뿐"이라며 가해자와 일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아꼈습니다.

[최영미/시인 : 처음에 어떤 자신의 경험이나 사실에 기반해서 쓰려고 하더라도 약간 과장되기도 하고 그래서 그 결과물로 나온 문학작품인 시는 현실과는 별개의 것이지요. 현실하고 똑같이 매치시키면 곤란하지요.]

당사자로 지목된 원로 시인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30여년 전 여러 문인들이 같이 있는 공개된 자리에서 술 먹고 격려도 하느라 손목도 잡고 했던 것 같다"며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오늘날에 비추어 희롱으로 규정된다면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뉘우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최 시인은 문단에서 이같은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본인 역시 수십 차례 피해를 겪었다고 밝혔습니다.

[최영미/시인 : 등단할 무렵에는 거의 일상화돼 있었어요. 이런 표현을 할 수 있을까 모르겠는데 '내가 문단이 이런 곳인지 안다면 내가 여기 들어왔을까', 그런 후회를. 제가 거절했던 그 요구는 한두 개가 아니고 한두 문인이 아니에요. 여러 차례 너무나 많은 성추행과 성희롱을 저희가 목격했고 혹은 제가 피해를 봤고요.]

이를 거절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피해자에게 옮아간다고도 했습니다.

[최영미/시인 : 술자리에 와달라 혹은 술자리에서 어떤 성희롱을 거칠게 거절을 하면, 그들이 편집위원으로 있는 잡지가 있어요. 그녀의 작품집이 나와도 그녀의 작품집에 대해서 한 줄도 쓰지 않아요. 어떤 평론가나 몇 명의 평론가들이 '이 작품 좋지 않아' 그러면 그냥 그들은 그걸 무시하는 거죠, 가치를.]

최 시인은 문단의 구조적 문제라고도 지적했습니다.

[최영미/시인 : 구조적인 문제라고 저는 생각해요. 문학작품의 가격은 사실은, 소위 문단의 전문가라는 사람들. 평론가나 또는 중견 문인들이 추천서를 써 주거나 책이 나왔을 때 서평을 써주거나 하는 식으로 값이 매겨지는 거죠. 어떤 여성 문인이 좀 거칠게 거절하면 그들은 상처를 받죠. 상처를 받으면 복수를 하죠.]

결국 피해 문인들이 설 곳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최영미/시인 : 그녀는 어디다 하소연할 데도 없죠. 그런 일이 몇 해 반복돼요. 10년, 20년. 그럼 그녀는 작가로서의 생명이 거의 끝나요. 문단 구조상 참 거절하기 어려운 거절하면 피해가 가고, 예를 들면 어떤 여성분이 문제화해서 성추행 당한 것을. 그 여성 문인은 나중에 어떤 문학상을 탈 때 문학상 후보에 오르지도 못하고.]

트위터에서도 또다른 문인들의 성폭력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는데 2년 전 문단을 흔들었던 성폭력 고발 운동이 재점화될 조짐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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