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공기관을 흔히 '신의 직장'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채용비리를 주도한 기관장이나 고위 임원들의 행태를 보면 가히 전지전능한 '신의 능력'을 발휘했습니다. 기관장의 지시 한마디에 이미 탈락했던 지원자가 다시 살아나서 합격하는가 하면, 선발 인원이나 채용 계획은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했습니다.
박영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공공기관 채용과정에서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특혜와 반칙이 판쳤습니다.
가장 흔히 쓰인 게 채용 계획을 고무줄처럼 늘렸다 줄였다하는 겁니다.
특정인을 통과시키기 위해 서류전형이나 추천전형의 합격 배수를 조정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특정인이 일단 면접까지 올라오면 면접위원들은 점수를 몰아줘 합격시켰습니다.
한국수출입은행과 서울대병원이 대표적입니다.
두 번째는 기관장의 노골적인 개입입니다.
기관장이나 고위간부가 규정을 어기고 채용 과정에 직접 개입하는 방식입니다.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는 특정인의 채용이 부결되자 기관장의 지시로 다시 위원회를 연 뒤 합격시켰습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전 원장도 인사담당자에게 특정인을 채용하도록 지시해 특혜채용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전현직 임직원의 자녀나 지인에게 특혜를 주는 일도 빈번했습니다.
군인공제회에서는 자격 기준에 못미치는 전직 임원 자녀를 선발했고, 국립합창단에서는 전직 예술감독이 부지휘자에게 특정인을 채용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