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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밀양 화재' 여야 책임 공방에 "불난 집에 '정치질' 하냐"

입력 2018-01-29 18:44 수정 2018-01-29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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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일(30일)부터 2월 임시국회가 문을 여는데, 각종 현안에 대한 여야 입장 차이가 커서 벌써부터 '빈손 국회'로 끝날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밀양 화재를 놓고 여야가 책임 공방을 벌이면서 갈등이 더 심화되고 있죠.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은 '통합' 전당대회를 엿새 앞두고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에서 임시국회를 앞두고 격화되는 여야 갈등과 국민의당 분당 사태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내일부터 2월 임시국회가 시작됩니다. 그런데 전망이 밝은 편은 아닙니다. 곳곳이 지뢰밭입니다. 개헌, 검찰 개혁, 평창올림픽 … 어느 것 하나 여야가 안 부딪히는 현안이 없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밀양 화재'가 정쟁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추미애/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26일) : (한국당에서는 이 문제 관련한 대통령 사과와 내각 총사퇴를 주장했는데요.) 뭐 그렇게 말씀을 하신다면은 사실은 이 직전의 이곳(경남)의 행정의 최고 책임자는 누구였는지도 한번 봐야 되겠죠.]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지난 27일) : 홍준표 책임이라고도 이야기했다면서요? 그래 내가 어이가 없는 게 민주당의 지도부의 지적 수준이 그것밖에 안 된다 이 말이에요. 지적 수준이 그것밖에 안 되니 그러니까 나라가 엉망이다 이거야…]

여야가 책임 공방을 벌이는 와중에, 자유한국당은 내각 총사퇴를 줄기차게 요구했습니다. 물론 자유한국당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다만, 밀양 화재 현장에는 전혀 다른 분위기도 분명히 감지됐습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지난 27일) : 이 정부는 정치 보복에 바빠 가지고 예방행정을 할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아요. (예? 소방법 반대했잖아!) 민주당 애들이 여기도 있네. (소방법 반대한 사람이 여기를 왜 와!) 민주당 애들이 여기도 있어.]

[김성태/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지난 26일) : 소통과 정치보복에 혈안이 된 이 무능한 정권이, 국민의 기본적인 생명권도 지키지 못하는 이 참담한 상황을 만들어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큰 사과를 해야 됩니다. 그리고 청와대 내각 총사퇴해야 합니다. (왜 아니 의원님!) (정치 보복 뭐 그런 이야기를 해요!) (불난 데서 뭐 무슨 적폐 청산 이야기 다…) (정치하러 왔어요? 정치하러 왔어요?) (초상집에 원…) (XXX네 저 XXXX. 저러니 남북통일이 안 되지.)]

현장에서는 주민들 사이에 "불난 집에 '정치질' 하느냐" 이런 이야기도 나왔다고 합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재난 현장을 정쟁 소재로 삼아선 안 된다는 지적이겠죠. 그런데 제대로 싸움이 붙은 곳은 또 있습니다. 바로 국민의당이죠. 이제는 심리적인 분당을 넘어서, 물리적인 분당에 도달했습니다.

어제 반통합파 의원들은 '민주평화당' 창당 발기인대회를 강행했죠. 현역 의원 16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랬더니 안철수 대표가 곧바로 당무위를 소집했죠. 당무위는 박준영 의원 대신 전당대회 의장인 이상돈 의원을 포함해, 현역 의원 16명에 대한 '당원권 정지' 징계를 내렸습니다. 지역 위원장과 기초의원을 모두 포함하면 179명이 무더기 징계를 받았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어제) : 당내 소속돼있고, 당내 당직을 맡고 있는 그런 분들조차도 새로운 신당 창당에 나섰습니다. 이런 일은 지금까지 없었던 일입니다. 그래서 정당 파괴 행위라고 저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안 대표는 그래도 분이 안 풀렸던 모양입니다. 오늘 아침 회의 때도 비교적 장황하게, 징계 이유를 다시 설명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국민적 염원인 동서화합, 미래를 위한 개혁의 가치는 폄훼하고 반대를 위한 반대로 별도 창당까지 하는 모습에서 이제는 단절해야 할 구태정치의 마지막 그림자를 보고 있습니다.]

오늘부터는 국민의당이 완전히 두 갈래로 쪼개졌습니다. 안 대표는 오늘 새로운 '백 드롭'을 내걸었습니다. 리본 모양으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하는 이미지를 연출했죠. 그동안 회초리, 때수건, 쌍란을 거치면서 조금씩 통합 분위기를 풍겼다고 볼 수 있는데, 오늘 내놓은 리본은 통합 이미지 완결판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안 대표는 또 오늘부터 유승민 대표와 함께 통합추진위원회 공동 위원장을 맡았습니다. 오늘 오후에 첫 회의가 열렸는데, 양당의 통합전당대회를 2월 13일에 열기로 결정했습니다.

반면, 반통합파는 오전에 별도의 장소에서 중앙위원회를 개최했습니다. 어제 징계를 받은 의원들, 안 대표를 향해 거친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조배숙/국민의당 의원 (민주평화당 창단준비위원장) :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입니다. 거짓으로 거짓을 덮고 적폐 DNA를 노골화한 안철수표 새정치 사기극은 끝났습니다.]

[이상돈/국민의당 의원 : 유승민 대표는 TK에서 '배신자'라는 말을 듣고 있고, 안철수 대표는 호남을 배신한 정도가 아니라 능욕했습니다. 두 배신자가 모여 만든 정당이 동서화합은커녕 무엇을 할 것인지 저는 참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장정숙/국민의당 의원 : 이제는 막가파식 조폭 정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누가 누구를 징계한다는 말입니까? 그야말로 적반하장입니다. 안철수 대표야말로 당을 파괴한 해당 행위자가 아닙니까?]

오늘은 온통 싸움박질만 하는 정치권에 띄우는 음악입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항상 그랬었지 우리가 싸울 때면
죽여 살려 그랬었지
그 날도 그랬었지 언제나 싸울 때처럼
죽여 살려 했었지


네, 브라운시티의 '죽여 살려'입니다. 오늘은 발제를 하면서도 참 민망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싸움 얘기만 했기 때문입니다. 국민의당 내분 사태도 인상을 찌푸리게 하지만, 국민들을 더욱 분노하게 한 건, 밀양 화재 현장에서 정쟁만 벌인 정치권입니다. 정치권이 "죽여 살려" 싸우기만 한다면, 민생도 안전도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극한 분열' 국민의당…반통합파, 민평당 창당 강행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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