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37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건의 부상자 수가 8명 늘어 151명이 됐습니다. 기존 부상자 가운데 두 명은 아직도 의식이 없어서, 희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현장감식을 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1층 응급실 안의 천장에서 불이 시작됐다고 밝혔습니다. 화재 당시 일부 환자들은 한쪽 손이 병상에 묶여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환자 보호를 위한 조치였다고는 하지만 화재시 이 때문에 오히려 환자들의 목숨이 위험할 수 있었다는 게 소방당국의 설명입니다.
먼저 배승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세종병원은 평소 뇌졸중이나 치매를 앓고 있는 고령 환자들이 자주 찾는 곳입니다.
불이 났을 때도 입원 환자 83명 중 대부분이 60대 이상이었습니다.
그런데, 3층 중환자실에 있던 일부 환자들이 묶여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재현/ 밀양소방서 구조대장 : 3~4명 빼고 나머지는 거의 다 한쪽 손이 결박돼 있었습니다. 최소한 18명 이상은 될 겁니다.]
태권도띠나 로프 같은 것으로 한쪽 손을 병실 침대에 묶어놓은 건데, 구조하는데 시간도 늦어졌습니다.
[박재현/밀양소방서 구조대장 : 나머지는 한쪽 손이 사이드 레일과 손목이 묶여 있는 상황이라 결박을 푸느라 구조하는데 지체가 된 건 사실입니다.]
실제 3층 중환자실에 있던 21명 중 9명이 숨졌습니다.
병원 측은 환자 보호를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세종병원 관계자 : (우리 병원에) 치매라든지 이런 분들이 좀 계시지 않았습니까? 그러다 보면 (결박 환자가) 좀 있었죠.]
의료법상 신체결박은 환자 보호를 위해 허용되고 있습니다.
[00병원 전문의 : (무의식중에) 수액을 뽑아 버리는 경우 몸에 자해를 입힐 수 있는 행동이기 때문에 필요시에는 한쪽 손을 결박하는 때도 있어요.]
하지만 반드시 보호자 동의를 받아야 하고 응급상황에서 쉽게 풀거나 자를 수 있어야 합니다.
경찰은 구조대와 병원 관계자 등을 불러 정확한 경위와 규정 준수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