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자 테니스 정현의 호주 오픈 뒷 이야기가 먹먹한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어제(26일) 4강전에서 기권한 이유죠, 상처 투성이의 발이 공개됐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발이라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박준우 기자입니다.
[기자]
정현은 로저 페더러와 2세트 도중 돌연 경기를 포기했습니다.
아쉬운 기권이었지만 늘 그렇듯, 아무 표정없이 팬들에게 손짓을 하며 코트를 떠났습니다.
치료받았던 발이 불편해서 경기를 포기했으리라 생각했지만 걷는데 별 문제가 없어 큰 부상은 아니라 여겼습니다.
그러나 뒤늦게 공개된 사진 속 발은 상처가 깊었습니다.
너덜너덜 헤진 발바닥, 정현의 발은 물집이 터지고 아예 벗겨져 벌건 생살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정현/세계 58위 : 왼발바닥, 오른발바닥 다 심한데 오른발바닥은 너무 심해서 더 이상 치료할 게 없어서 메디컬을 왼쪽에만 부른 거예요.]
보기만 해도 참기 힘들 정도인데, 이 발로 코트를 그렇게 분주히 오간 겁니다.
[신학철/피부과 전문의 : 속살이 돋아났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속살에는 혈관도 있고 신경도 있고 신경에 자극을 받게 되면 굉장히 아프죠.]
이런 고통은 조코비치와 맞선 16강전부터 시작됐고 그 때부터 진통제를 맞고 뛰었지만 4강전에는 더 이상 참기 힘들었다고 털어놨습니다.
박지성의 시커멓게 멍든 발, 김연아의 빨갛게 부어오른 발.
울퉁불퉁한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처럼, 정현의 발 역시 호주오픈 4강에 오르기까지 감추고 있었던 고통과 인내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