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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사관 "총리실서 압력"…MB 정부 '불법 사찰' 재조명

입력 2018-01-2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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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사를 계기로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JTBC가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을 최초로 수사했던 당시 경찰 수사관을 취재했습니다. 없는 죄를 만들어 내라며 총리실로부터 인격적인 모욕을 당했다는 증언까지 나왔습니다.

윤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이명박 정권 심판하자.]

2008년 5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협상에 반대하는 촛불 집회가 시작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87일만에 사과했습니다.

[이명박/전 대통령 :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는 이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동영상이 퍼져나갔습니다.

총리실 직원들이 해당 동영상을 블로그에 올린 김종익 씨를 수사해달라며 동작경찰서에 찾아온 것은 그해 10월이었습니다.

[손병호/당시 담당 수사관 (현 변호사) : 저희한테 이제 수사 의뢰를 좀 수사를 해달라. 지금 좀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들이 건넨 서류는 김 씨가 대표로 있던 KB한마음의 내부 서류들이었습니다.

[손병호/당시 담당 수사관 (현 변호사) : 총리실이 수사권도 없는데 민간 회사에 가서 그런 자료들을 어떻게 입수했는지도 이해가 안 된다. 그 사람들이 뭐 적법한 압수 수색영장을 받아서 가져갔을리는 없고.]

불법 자료에 대한 수사를 거부하자 본격적인 압박이 시작됐습니다.

[손병호/당시 담당 수사관 (현 변호사) : 저희 팀장님한테 이제 뭐 오라 가라. 말을 하자면 그냥 왜 경찰이 총리실이 시키는데 말을 안 듣지? 그런 뉘앙스였어요.]

결국 총리실이 공문을 보내며 수사가 시작됐지만 부당한 지시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손병호/당시 담당 수사관 (현 변호사) : (김종익 씨가) 회사 신용카드 법인카드를 가지고 촛불이라도 샀는지 종이컵이라도 샀는지 확인을 해라. 회사 자금을 횡령해서. 이제 그런 주문들이 있었던 거죠.]

모두 사실 무근으로 드러나 경찰이 무혐의 처리하겠다고 총리실에 통보하자, 이번에는 조사 결과를 바꾸라는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손병호/당시 담당 수사관 (현 변호사) : 너네가 뭔데 내사 종결 하고 마느냐? 이거 수사 더 하면 뭐 나올 수도 있는데, 뭘 믿고 그렇게 버티냐는 식으로… 무능한 팀장인 것처럼 뭐 인격적으로도…]

당시 수사팀장은 총리실에 수시로 불러가 수사 과정을 보고하면서 인격적인 모욕도 수차례 받아야 했습니다.

경찰은 결국 명예훼손으로 김 씨를 검찰에 송치했지만 김 씨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이 처분도 이후 헌법재판소에서 취소됐습니다.

[김종익/민간인 사찰 피해자 : 근본적인 그것이 어디에서 시작이 됐는지 꼭 규명이 돼야한다고 생각합니다.]

2010년 검찰 수사에서는 당시 총리실 직원들이 불법 사찰 내용과 경찰 수사 과정을 청와대에 수시로 보고했던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손병호/당시 담당 수사관 (현 변호사) : 2008년이잖아요. 이게 무슨 70년대도 아니고. 5공 시절도 아니고 2008년에 이런 일이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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