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스포츠 소식입니다. 그런데 좀 특별합니다. 이렇게 앞머리에 올려서 보도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스물두살, 남자 테니스의 정현 선수가 호주 오픈 4강에 진출했습니다. 4강전 상대는 테니스 황제로 불리는 로저 페더러로 조금 전 확정됐습니다. 우리에겐 그냥 해외뉴스일 뿐이었던 테니스 메이저대회에서 정현 선수가 믿을 수 없는 역사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오늘 종일, 가장 많이 사람들 입에 올랐던 오랜만의 기분좋은 소식입니다.
오광춘 기자입니다.
[기자]
3시간 가까운 승부 끝에 승리를 따낸 정현이 믿겨지지 않는 듯 멍하니 서있다 웃음을 짓습니다.
꿈처럼 여겨졌던 호주 오픈 4강 진출.
한국 테니스 역사상 처음입니다.
일본의 니시코리가 2014년 US오픈에서 준우승하며 아시아 선수로는 최고 성적을 냈는데 이 또한 머지 않았습니다.
정현은 이틀 뒤 베르디히를 꺽은 세계 2위 페더러와 대회 결승행을 다툽니다.
미국 샌드그렌은 시속 200km대 강한 서브로 정현을 흔들었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강한 서브를 쉽게 받아낼 뿐 아니라 공을 서로 주고받는 랠리에서도 샌드그렌은 정현에게 주도권을 뺏겼습니다.
30번이 넘는 랠리가 이어질 때도 정현은 집중한 채 상대 선수의 실수를 기다렸습니다.
때로는 시속 190km대 서브로 윽박지르기도 하고, 절묘한 네트 앞 플레이로 발을 묶었습니다.
정현은 4강 진출로 7억 6000만원의 상금까지 확보했습니다.
무엇보다 세계 58위의 아름다운 반란에 전세계가 놀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