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자신과 같은 농아인들에게 1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뜯어낸 사기단 총책이 징역 20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투자사기 사건으로는 처음으로 범죄 단체 조직 혐의도 적용됐습니다. 하지만 법 조항에 따라서 형이 낮춰졌고 돈은 이미 사라졌습니다. 피해자들은 속이 탑니다.
배승주 기자입니다.
[기자]
농아인인 홍모씨 부부는 지난 2014년 이른바 '행복팀' 관계자들을 만났습니다.
돈을 투자하면 2~3배 이익을 내주고, 좋은 일자리도 주겠다는 말에 1억 원을 건넸습니다.
아파트를 담보로 빌린 돈이었습니다.
하지만 수익은 한 푼도 받지 못했고 가정은 망가졌습니다.
[홍모 씨/행복팀 투자사기 피해자 : (제가) 투자하는 걸 계속 반대하자 행복팀에서 아내에게 (저하고) 이혼하라고 시켰더라고요.]
행복팀은 이런 식으로 같은 농아인 150여명으로부터 97억 원을 뜯어냈습니다.
법원은 어제(23일) 총책 44살 김모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습니다.
투자사기 사건으로는 처음으로 범죄단체조직혐의까지 적용됐습니다.
재판부는 무기징역까지 가능하지만 농아인 형을 감경한다는 형법 11조를 적용해 감형했다고 밝혔습니다.
피해자들은 아쉽기만 합니다.
[임지웅/행복팀 피해자들 변호사 : 피고인들도 농아자고, 피해자 역시 농아자이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이런 규정을 배제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
일본에서는 20여년 전 이 조항이 삭제됐지만 우리나라는 2011년 개정이 추진되다 무산됐습니다.
(영상디자인 : 이지원)